"자연·인간, 여행자·지역민 함께 걸으며 공동체 치유·회복"
"자연·인간, 여행자·지역민 함께 걸으며 공동체 치유·회복"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2.01.02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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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대담]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사진=제주올레 제공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본지와 가진 신년 대담에서 “자연과 인간, 여행자와 지역민 모두 함께 걸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 이사장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특별 협의적 지위’를 획득한 것을 토대로 국제적인 교류를 넓혀 제주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는 한편 제주가 지켜야 할 가치로 ‘배려’를 강조했다.

이번 대담은 코로나19 확산세 등을 고려해 비대면 서면으로 진행됐다.

■제주올레가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제주올레를 구상할 당시 상황과 배경, 그 동안 올레코스 개발 완료, 이후 올레꾼들의 호응 등이 진행돼온 과정 전반에 대한 소회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걷는 길에서 받았던 위로와 치유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제주올레를 시작했는데 기적처럼 그 소망이 실현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함께 내주고 걸어주고 더 좋은 길로 성장시켜준 15년이었다.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  

■제주올레가 새해 중점 추진할 사업이나 활동은.

-지난 14년 동안에는 ‘놀멍 쉬멍 걸으멍’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걷기를 통한 개인의 치유와 변화에 집중했다. 새해부터는 ‘우리는 걷는다(We walk)’를 새로운 미션으로 세우고, 자연과 인간, 여행자와 지역민 모두 함께 걸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지역과 환경을 생각하는 정책과 사업들을 더 활발하게 펼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제주올레길이 힐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고 그에 따른 제주올레의 매력은.

-바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일수록 제주올레를 걸으며 위안과 휴식을 얻곤 한다. 팬데믹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에게 제주올레 걷기만한 위로와 휴식이 드물다. 마스크를 끼고 제한된 공간에서만 활동해야 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제주올레는 탈출구이자 숨구멍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제주올레가 최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로부터 ‘특별 협의적 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를 획득했다. 어떤 의미가 있고 제주올레의 위상과 지향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유엔이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의견을 듣고 협력할 수 있는 단체로 제주올레를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제주올레는 앞으로 유엔이 주최하는 지속개발위원회, 사회경제 개발위원회, 인권이사회 등 국제회의 및 행사에 참여해 서면 혹은 구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또한 유엔 구역을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고, 다른 단체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받게 된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국제단체들과 교류하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제주와 제주올레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 국제적인 위상과 활동 반경이 넓어지니 국제적인 교류와 경험을 토대로 제주의 발전에 더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제주의 각종 난개발과 인프라 포화로 인한 생활난(難), 갈등 등으로 도민들은 삶의 질이 하락하고 코로나 팬데믹 및 경제 위기에 신음하고 있다. 제주사회의 2022년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연(自然). 사전적 의미 그대로 ‘1.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저절로 된 그대로의 현상 2. 천연으로 이루어진 지리적, 지질적 환경과 조건 3. 의도적인 행위 없이 저절로’. 자연을 시대 정신으로 삼아 사전적 의미대로 행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제주가 반드시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는.

-배려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나를, 오늘의 제주올레를, 오늘의 제주를 만들어준 자연에 대한 배려, 나 자신에 대한 배려,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갖게 된다면 갈등과 대립의 상황에서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본지는 ‘공동체 회복’을 새해 대주제로 정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올레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나 역할은.

-길은 소통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제주올레는 지난 14년 동안 걷는 길을 통해 자연과 인간, 여행자와 지역민의 소통을 도모했다. 소통이 원활하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나’에서 벗어나 ‘우리’를 생각하게 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제주올레는 마을부터 지구까지 아우르는 크고 작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연결하고 소통하는 일을 계속 할 것이다.   

■새해를 맞아 도민과 올레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이불을 걷어차고 집 밖으로 나서시라. 그리고 걸으시라. 일단 걷는 것만으로도 많은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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