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없는 섬, 제주
탄소 없는 섬, 제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2.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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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후 시인·작가

제주도의 ‘탄소 없는 섬’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지난해 11월 8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한국홍보관에서 ‘탄소중립 한국, 탄소 없는 제주(Carbon Neutral Korea, Carbon Free Jeju)’를 주제로 세미나도 개최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는 단순한 경고 수준을 넘어 지구와 인류의 생존 문제로 심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2012년에 이미 ‘탄소 없는 섬 제주’를 내걸었다. 그렇지만 실제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일은 수백, 수천 그루의 나무를 베어내고 도로를 건설하고 있지 않은가? 공항도 하나 더 건설하려 하고 있다.

제주도의 온실가스 배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주로 관광산업에 치중돼 있어 상업 분야의 에너지 소비가 높다. 그 중에서 상당량은 대규모 호텔과 리조트 등 건축물에서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공개한 에너지 다소비 건축물 현황을 보면 총 11곳 중 호텔이 7개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위기를 몸소 느끼고 있는 것이 바로 제주도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지난 30년간 한반도 해수면이 평균 9.1㎝ 상승했다. 최근 10년의 상승 속도는 1990년대보다 10% 이상 빨라졌다. 해수면 상승은 연안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사회·경제적 피해와 직결된다. 제주도는 더욱 취약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제주 근처의 앞바다 해양 온도 상승이 더 높다. 제주 바다생태계도 많이 교란되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취약 지역으로 제주 동부 성산읍, 구좌읍을 포함해 도내 연안 지역의 37%에 달한다. 제주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침식 관리 구역을 확대 지정하고 연안 저지대 등 침수 피해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는 우수유출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제는 탄소중립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제주도는 섬이기 때문에 식생 자체가 특이하고, 해수면 상승 위험에 놓여있다.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09도가 상승했다. 우리나라 바다 가운데서도 제주도 근처의 앞바다가 해양 온도 상승이 더 높다. 제주 바다생태계도 많이 교란되고 있는 상태다.

고사 위기에 놓인 한라산 구상나무를 보라.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식생 자체가 특이하다. 구상나무는 고산지대에 자라는데, 전체적인 온도가 올라가면서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어 위기 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갈수록 폭우, 태풍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나오고 있다. 물리적인 위기까지 지속될 것이다.

지금 제주도는 관광산업과 제2공항 등 지역 이슈로 몸서리를 치고 있다. 관광객의 일회용품 사용이 많고, 플라스틱 배출도 많아지는 것이 문제이다. 우도 같은 곳도 해수면 상승 때문에 항구 하나는 밀물 때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녀들은 예전에는 겨울에 바다에 들어가면 추위를 느꼈는데 지금은 못 느낀다고 한다. 폭우, 태풍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갈수록 극닥적인 기상현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관광객 총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관광 방법도 생태관광 방식이 많이 고민된다. 단순 제주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생태관광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탄소중립 제대로 하느냐 마느냐는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고, 경제 문제가 걸려있다. 사실 다른 어떤 이슈보다 우선순위가 높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의 최전선에 서 있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이 높고 전기차 비중이 높고 전기충전 시설도 다른 어떤 지역보다 많다. 전환의 실험장으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의 해상풍력이나 태양광은 주민 참여 사례가 타 지역에 비해 많다. 특히 바람은 공유자원으로서 이미 법적으로 규정이 돼 있고 관련된 제도가 굉장히 특별하게 존재하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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