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법 반대” 양용찬 열사, 제주대 ‘명예졸업’
“제주특별법 반대” 양용찬 열사, 제주대 ‘명예졸업’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1.12.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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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30주년 맞아 졸업장 받아 대학 측에 감사"
송 총장 "가슴 속 응어리 조금이나마 풀어지길"
추모 조형물 설치는 미정...대학 "아직 논의 중"
28일 제주대학교 총장 접견실에서 故 양용찬 열사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이 열린 가운데 양 열사의 어머니인 정순자 여사가 송석언 제주대 총장으로부터 명예졸업증서를 받고 있다. 김동건 기자.
28일 제주대학교 총장 접견실에서 故 양용찬 열사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이 열린 가운데 양 열사의 어머니인 정순자 여사가 송석언 제주대 총장으로부터 명예졸업증서를 받고 있다. 김동건 기자.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고(故) 양용찬 열사가 30년 만에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제주대학교(총장 송석언)는 28일 총장 접견실에서 고 양용찬 열사의 어머니인 정순자 여사와 형 양용호씨, 동생 양용주씨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 열사에 대한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앞서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이사장 고광성)와 제주대 총학생회(회장 현경준)·민주동문회(회장 김용택) 등은 “양 열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추모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학교 차원에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수여식에서 유족들은 “졸업장은 마음속에만 있었던 건데 이번 30주년을 맞이해 직접 받게 돼 기쁘다”며 “송석언 총장을 비롯해 제주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송석언 총장은 “명예졸업증서 수여로 가슴의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풀리기를 바란다”며 “선지자들은 자기희생을 통해서 무지한 우리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는데, 양 열사는 선지자로서 그 역할을 다 했다”고 강조했다.

28일 제주대학교 총장 접견실에서 열린 故 양용찬 열사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을 마치고 유족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동건 기자.
28일 제주대학교 총장 접견실에서 열린 故 양용찬 열사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을 마치고 유족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동건 기자.

그러나 추모 조형물 설치와 관련해선 아직 뚜렷한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대 관계자는 “캠퍼스 내 조형물을 설치하려면 캠퍼스환경조성위원회와 학무회의 등을 거쳐야 한다”며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아 구체적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 열사는 1985년 제주대 사학과에 입학한 후 1987년 학업을 중단하며 본격적으로 사회적 실천 운동에 동참했다. 그는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에 반대해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생활 터전으로서, 보금자리로서 제주도를 원한다”고 외치며 분신해 생을 마감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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