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협 시 즉각 출동" 방역망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
"안전 위협 시 즉각 출동" 방역망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1.12.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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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주인] 15. 제주서부경찰서 연동지구대 4팀
제주서부경찰서 연동지구대 앞에서 양석원 4팀장(사진 맨 왼쪽)을 비롯한 팀원들이 웃어보이고 있다. 정용기 기자.
제주서부경찰서 연동지구대 앞에서 양석원 4팀장(사진 맨 왼쪽)을 비롯한 팀원들이 웃어보이고 있다. 정용기 기자.

“경찰이 책임진다. 문 부숴도 좋다.”

지난 9월 16일 자정이 넘은 시각. 한 술집에서 집합금지명령을 어기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서부경찰서 연동지구대 4팀 양석원 팀장(52·경감)을 포함한 지역경찰 7명이 즉각 출동했다.

현장엔 단속을 피하려 망을 보는 인력이 있었다. 업소 밖 실외기에서도 열기가 감지됐다. 그런데도 이 업소는 문을 열지 않았다. 연동지구대 경찰관들은 방역망을 위협하는 업주, 종업원, 이용객 등 법 위반자가 있다고 확신했다.

결국 출입문을 강제개방했다. 업소엔 54명이 있었다. 당시 집합금지명령 위반 단속으로는 전국 최다 적발이었다. 최근 연동지구대에서 만난 양 팀장은 “문제가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 팀장과 4팀 경찰관 11명은 제주 방역망을 지키는 든든한 제주인이자 파수꾼으로서 오늘도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제주 방역의 ‘최일선 파수꾼’
“모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개인의 이익을 쫓으며 불법영업하는 곳이 끊이지 않았고, 모두의 안전을 위협했다. 넘어갈 수 없었다. 경찰이 책임져야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지난해 초부터 방역수칙위반 신고 대부분이 112에 쏠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구대 경찰관은 코로나19 관련 모든 신고와 유관기관의 지원 요청에 응하고자 현장 출동에 나서고 있다.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조치에도 불법영업은 끊이지 않으면서 112 신고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제주시 연동은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부터 제주도청,도의회 등 공공기관 및 상가가 밀집돼 있다. 수많은 유동인구가 있어 치안수요가 가장 많은지역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방역수칙위반 112 신고건수는 4077건에 달한다. 이 중 상당수가 연동지구대 관할에 집중됐다. 이 중 4팀을 이끄는 양 팀장과 고은상·현승조·김희도·허현·강희준 경위, 김홍석 경사, 홍기철 경장, 이재민·김은수·강주연·홍지완 순경 등 팀원들은 방역 최일선에서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1일 오후 11시25분쯤엔 오후 10시로 제한된 영업시간을 지키지 않고 영업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현장으로 출동한 양 팀장 등은 카페 2곳에서 18명을 적발했다. 카페 1곳에선 또 출입문을 자진 개방하지 않아 강제개방되기도 했다.

양 팀장은 “지난 9월 16일 집합금지명령 위반자 54명을 적발했을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모든 자영업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 유흥주점은 불법영업을 했고, 모두의 안전을 위협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경찰이 책임진다는 각오로 출입문까지 강제개방하는 등 적극적인조치에 나서야 했다”고 강조했다.
  
▲처벌만 능사 아냐...함께 사는 삶 ‘지향’
양 팀장을 비롯한 연동지구대 4팀 경찰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이 느끼고 있는 불편함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으며 절실히 느끼고 있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방역수칙 위반자를 무조건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도 지구대 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양 팀장은 “한 번은 중년 남성이 마스크 없이 택시에 탑승했다. 이 남성은 입고 있던 ‘목폴라’ 티셔츠로 입과 코를 가렸다. 하지만 택시기사는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으니 택시를 탈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둘은 시비가 붙어 지구대까지 왔다. 이 경우 중년 남성을 방역수칙 위반으로 무조건 처벌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해 방역수칙을 상세히 설명한 후 마스크를 제공해 귀가 조치했던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일상에 큰 제약이 있고, 모두가 따라야 하는 법으로 불편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빚어지는 갈등도 적지 않다. 저희 연동지구대 경찰관들은 법 위반자 적발보다 방역수칙 때문에 빚어진 갈등을 중재하고, 관련 수칙을 재차 이해시켜야 하는 부분에도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며 도민들의 방역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양 팀장과 지구대 직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찰은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대한 처벌과 단속에 무게를 둔 게 아니라, 예방을 위한 조치를 우선하고 있다”며 “모두가 힘든 코로나19 국면 속 도민들의 이해와 노력에 감사하며,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가고자 연동지구대 직원들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웃어보였다.

▲순박한 제주인...사람을 향한 경찰 다짐
연동지구대 4팀 팀원들은 코로나19 속 가장 중요한 가치로 배려와 존중을 꼽았다. 한순간의 이익보다는 제주인들이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며 자발적으로 방역수칙과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가치가 배려와 존중이라는 것이다.

또 양 팀장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내는 제주인의 수눌음 정신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초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었던 적이 있다. 우연히 경기도에서 마스크 제조업을 하는 제주 출신 사업자와 연락이 닿았다. 흔쾌히 도움을 주겠다고 했고, 유관기관과 협업해 1억원 상당의 마스크를 확보해 지역경찰에 배부했던 적이 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양 팀장은 “제주인들은 순박하다. 거짓이 없어서 좋다. 제주인들은 먼 곳에서도 연결돼 서로를 도우려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제주인들의 특성이 잘 발현되면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를 잘 극복하고 선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연동지구대는 물론 모든 지역경찰관들이 최일선에서 도민들의 안전, 생명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언제, 어떤 사건이 터질지 모르지만 누구보다 앞서서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훗날 경찰 제복을 떳떳이 벗을 수 있는 제주경찰이 되겠다”고 미소지었다. <끝>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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