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름다움 깃든 창작 관악곡 ‘초연’
제주 아름다움 깃든 창작 관악곡 ‘초연’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1.12.06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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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관악작곡콩쿠르 결선 진행
세계 청년 작곡가들 참여해 ‘눈길’
서우젯소리·계화타령 등 활용한 6곡 선보여
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회가 6일 오후 3시 제주아트센터에서 제주관악작곡콩쿠르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김나영 기자.

제주와 한국의 아름다움이 깃든 창작 관악곡 여섯 곡이 세계 초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이상철)는 6일 오후 7시 제주아트센터에서 제26회 제주국제관악제 겨울시즌에서 신설한 ‘제1회 제주관악작곡콩쿠르’ 결선을 진행했다.

이날 공개된 제주관악작곡콩쿠르 결선 진출작들은 세계 청년 작곡가들로부터 서우젯소리, 계화타령, 봉지가 등 제주민요를 기반으로 접수된 창작 관악곡 11곡 중 6곡이 가려져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상임 지휘자 이동호) 연주로 첫 선을 보였다.

서정민 작 ‘계화타령’은 신세한탄과 사랑, 소망을 노래한 제주 민요 ‘계화 타령’을 주제로 제주만이 갖는 평화로움과 오묘함을 표현한 판타지 형식의 관악곡이었다. 다른 민요보다 굴곡지며 유려한 멜로디를 가진 계화타령의 선율로 한민족이 가진 여백의 미와 흥이 강조됐다.

최재혁 작 ‘波濤(파도)’는 다양식주의의 작품양식을 통해 제주 민요 3개(봉지가, 계화타령, 서우젯소리)를 녹여 제주바다 모습을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 서로 다른 주제와 민요들이 얽혀 물결이 되고, 바다가 돼 삶을 이루는 의미를 담았다.

마이클 밀러(미국) 작 ‘해녀’는 서우젯소리를 기반으로 제주해녀의 아름다움과 바다의 웅장함을 담은 판타지 형식의 관악곡이었다. 특히 이 곡에서 관악소리와 웅장한 북소리가 상호 박자를 맞추며 마치 해녀의 씩씩한 발걸음이 생각나게 했다.

한진석의 ‘Exodus for Wind Orchestra’는 아슬아슬하고 스릴 있는 분위기로 시작, 성경 속 등장하는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탈출 여정을 제주 민요를 기반으로 담아낸 곡이다.

이윤정 작 ‘잇고지고’는 제주민요 ‘봉지가’ 주제에 의한 관악 환상곡이었다. 이 곡은 봉지가의 ‘봉지(꽃봉오리의 제주방언)가 진다’는 가사에서 비롯됐다. 이 작곡가에게 지는 건 곧 피어남을 뜻했고 곡 전반에는 꽃이 피고 지는 이음과 순환의 의미가 담겼다.

이장희 작 ‘영등굿’은 바다의 평온과 풍어를 기원하며 행해지는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에 관한 곡이었다.

곡은 서주가 끝난 뒤 파도가 요란하게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무당들이 영등 할망과 용왕, 산신 등의 신을 소환하고 이들에게 바치는 의식의 모습을 묘사했다.

실제 굿에도 쓰이는 서우젯소리와 끝으로 평온해진 바다를 그리며 곡이 마무리됐다.

이날 이상철 조직위원장은 “올해 신설한 제주관악작곡콩쿠르의 궁극적 목표는 제주와 우리나라 정서가 담긴 창작 관악곡이 세계로 파급되는 것이며, 후대 제주와 우리나라 관악 새싹들이 쉽게 우리 관악곡을 연주할 수 있게 보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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