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시대 우리를 위협하는 것들
과학의 시대 우리를 위협하는 것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1.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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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민(대기고 2) 명예기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고

“미 대륙의 한가운데 모든 생물이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평화로운 한 마을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낯선 병이 이 지역을 뒤덮어버리더니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닭들이 이상한 질병에 걸렸다. 소 떼와 양 떼가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 농부들의 가족도 앓아 누웠다. … 낯선 정적이 감돌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내 새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것을 알아챘다. 봄이 돌아왔지만 새들의 지저귐은 들을 수 없고 들판과 숲과 습지에는 오직 침묵만이 흘렀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작가는 이런 침묵의 세상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인류에 경고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을 만드는 원인으로 살충제와 농약을 비롯한 각종 화학물질의 대량 사용이라고 밝혔다. 

화학물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전을 위해서 개발된 약품들 중 일부가 유해곤충의 박멸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지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화학약품은 소량만 살포해도 효과가 탁월하고 약효가 오랜 기간 지속되며 무엇보다도 제조가 용이해 값이 싸다는 장점 때문에 매년 엄청난 양이 농경지와 자연에 뿌려졌다. 그리고 매년 점점 더 많은 화학약품이 개발되면서 그 독성과 지속성 역시 점점 더 강력해졌다. 

자연에 살포된 농약과 살충제가 애초 박멸하고자 했던 해충에만 효과를 나타낸 것은 아니었다. 그것을 살포하는 과정에서 먼저 농부들을 중독시키고 이어서 자연계의 먹이사슬을 통해 ‘느릅나무 잎-지렁이-울새-독수리’의 순서로 화학물질이 축적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런가 하면 화학물질의 오랜 지속시간으로 말미암아 DDT와 PCB처럼 이미 오래 전에 생산이 중단된 화학약품도 여전히 하천과 호수의 침전물 속에서 검출되고 있다. 심지어 전혀 그런 물질을 접촉해 본 적이 없는 에스키모인의 몸 속에서까지도 발견된다. 

작가의 경고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탐욕에 가득찬 인간은 점점 더 강력한 화학물질을 개발하고 또 그것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결국은 자연계의 균형이 깨지고 급기야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에 위치하는 새들부터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에게 ‘침묵의 봄’은 곧 지구의 멸망을 예고하는 서막이다. 

‘침묵의 봄’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현대인의 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보다 윤택하게 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를 여지없이 깨버렸다. 농약과 살충제를 마구잡이로 사용한 결과 봄이 찾아와도 새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우리 생활이 제아무리 풍요롭다고 해도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작가가 우려했던 ‘침묵의 봄’은 현실로 재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화학물질의 경우에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문제이며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는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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