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에 대하여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에 대하여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1.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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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고혈압, 당뇨병과 더불어 고지혈증은 중년의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만성질환 삼총사로 꼽힌다. 여기에, 흡연이 중요한 환경적 위협요인으로 추가된다. 이 세가지 질환과 흡연은 각각 독립적으로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독립적이라는 의미는 한가지만 있을 때보다 다른 요인 추가되면 혈관 질환 발생위험도 그만큼 더 커진다는 뜻이다.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요인들은 성별, 연령, 유전처럼 “내가 바꿀 수 없는 것”과 생활습관관리나 약물 치료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은 질병발생에 대한 기여도가 클 뿐만 아니라, 치료가 가능한 대표적인 위험요인들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하겠다.

최근 10년이상 한국인 사망원인 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심혈관질환이다. 3 또는 4위는 뇌혈관질환이다. 사망원인 1위는 항상 암이지만, 모든 종류의 암을 하나로 묶어서 통계로 잡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혈관 건강이 얼마나 생명유지에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통계청 자료의 사망률 변화(2010년~2020년)에 따르면,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감소 추세이지만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율은 오히려 증가하였다. 여러 해석 중에 하나는 고지혈증 환자의 증가이다. 고지혈은 뇌혈관질환 보다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을 더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혈압의 유병률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으며, 흡연율도 정체되고 있는 반면에 당뇨병과 고지혈증은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눈을 돌려 보아도 고지혈증이 허혈성심질환의 56%, 뇌졸중의 18%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처가 중요해지고 있다.

병원에서 혈액 지질 검사를 하면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적힌 결과지를 받게 된다. 

중성지방은 쉽게 우리가 아는 지방과 같다고 보면 된다. 음식을 통하여 흡수하거나, 또는 에너지 저장을 위하여 간에서 만들어진 지방산을 3개 단위로 묶은 형태의 물질이다 (오메가 3 지방산은 구조적으로 삐뚤어진 모양을 하고 있어서 지방산을 3개 단위로 묶는 과정에 방해가 된다. 이런 원리로 중성지방 합성을 억제한다). 혈중 중성지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탄수화물, 지방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고 음주를 안 하는 것이다. 중성지방을 만드는 재료들이기 때문이다.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하여 저장할 에너지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것도 당연히 좋다. 혈중 중성지방 100 mg/dL 미만 보다 혈중 수치 250mg/dL 이상인 사람들에서 허혈성심질환에 걸릴 위험이 남자는 1.4배, 여자는 1.5배 높다.

콜레스테롤은 음식에서 유래하는 것보다 간에서 합성되는 양이 월등히 많기 때문에 음식으로 조절되는 부분이 미미하다. 또한 에너지로 쓰이지 않기 때문에 운동으로 낮추어 보려는 노력은 큰 의미가 없다. 약물로 간에서 많들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과 나쁜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있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만들어져 신체 구석구석 필요한 곳으로 배달과정에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혈관벽에 끼어서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 되므로 나쁘다고 표현된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경우는 혈중 수치 100mg/dL 미만보다 혈중150mg/dL 이상인 경우 허혈성심질환에 걸릴 위험이 남자 1.5배, 여자 1.2배 높다.

고밀도 콜레스테롤의 경우는 신체 구석구석에서 쓰고 남은 콜레스테롤이 청소되어 간으로 돌아와 쓸개즙으로 변환되어 대변으로 버려질 운명의 물질이다. 청소차에 실려 있는 것이니 많을수록 혈관청소가 잘 되었다는 의미이고, 따라서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표현된다. 혈중 수치 40 mg/dL 를 기준으로 저밀도 콜레스테롤 70mg/dL 이상이면 허혈성심질환에 걸릴 위험이 남녀 모두 0.7배로 줄어든다.

점점 수명이 늘고, 영양 과잉에 의한 비만, 환경오염 등이 숙제가 된 현대 사회에서 노화, 비만, 흡연과 같은 유해환경물질 노출 등과 관련이 있는 혈관질환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지혈증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결국 질병예방과 건강 수명연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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