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 작 곱게 갑서 다시 오지 맙서
“곱게 갑서 다시 오지 맙서(곱게 가세요 다시 오지 마세요).”
제주 해녀 할머니들이 거북을 바다로 띄워 보내며 하는 기도다.
인류학도 강대훈 작가가 최근 펴낸 신간 연구서의 이름이기도 하다.
바다거북을 좋아하던 강 작가는 한때 바다거북 연구자를 꿈꿨지만 결국 해양생물학자가 되지 못하고 인류학도가 됐다.
하지만 그는 제주의 해녀 할머니들로부터 꿈에 그리던 바다거북 이야기를 듣게 된다. 책은 제주, 그중에서도 동쪽 해안마을인 성산읍의 해녀공동체와 해녀문화, 그 속에서 바다거북이 지닌 상징성을 들여다본 연구서다.
민족지적 현지 조사 결과를 담은 동명의 논문을 바탕으로 했다.
‘바다거북’을 통해 해녀들의 생업양식과 무속적 조상신앙, 더 나아가 다양한 인간, 비인간 존재들의 행위성을 인정하는 ‘샤머니즘적’ 세계관을 살피고 있다.
학술적 주제지만 해녀 할머니들의 생생한 구술과 ‘바다거북’의 상징성으로 수렴되는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유지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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