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自慢)하지 마라! 자만은 추락한다
자만(自慢)하지 마라! 자만은 추락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1.2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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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바다 번암연구소 대표·시인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경기 개막전에서 프랑스는 아프리카 세네갈에 무릎을 꿇었다.

예술 축구로 손꼽는 프랑스 대표팀은 당시 FIFA 세계 랭킹 1위인 우승 후보로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프랑스 대표팀은 월드컵 2회 연속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었지만 이러한 꿈은 자만심으로 실패를 가져왔다. 프랑스의 수모는 계속돼 덴마크전에서 2대 0으로 다시 패했다. 세계 대회를 연속 제패했던 최강의 프랑스 대표팀의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프랑스는 대회 기간 한 골은커녕 1승도 거두지 못하여 탈락하고 말았다. 선수들의 한결같은 자만심에서 비롯되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힐러리가 오바마에게 패한 이유를 ‘게임체인지’의 공동 저자 존 하일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힐러리는 치솟는 인기에만 연연하여 상대방 오바마를 낮추어 보았다. 이런 결과로 힐러리에 대한 표심은 갈라서고 말았다. 오바마는 열세에 있었지만 침착하고 겸허한 자세로 표심을 파고들어서 승리했다.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던 힐러리의 자만심은 패배로 고배를 마셨다.” 

‘위대한 기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의 저자 짐 콜린스는 “미국은 1900년 상장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기업은 GE뿐이다. 그 많은 성공 기업들이 몰락할 수 있었던 것은 자만심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성공을 지켜주는 10가지 원칙’의 저자 마리아 바르티로모는 성공을 잃게 만드는 가장 큰 책임은 자만심에 있다고 했다. 

100여 년 동안 세계 1위를 선점했던 미국의 대표적인 필름·인화지 분야 선도 기업 코닥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개발하였다. 하지만 시장 진출을 늦추었다. 이 틈새에 경쟁기업들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1994년에야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어서 반전을 노렸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신속한 결정이 따르지 못한 자만 때문이다.

새로운 멀티미디어가 등장할 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50%를 점유하던 노키아는 정상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값싼 제품 보급에만 치중하다 벌어진 일이다. 신기술을 융합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위기 대응보다 안주만을 추구하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르지 못하였다.

휴렛팩커드(HP)도 컴퓨터와 프린터 시장에서 독보적 우위에 서 있었지만 기존 컴퓨터와 프린터 시장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모두가 현실에 안주하며 자만심으로 변화의 바람에 소극적인 자세로 인하여 좌초하고 말았다.

자만은 현실에 안주하려는 구태에서 나온다. 잘 나갈 때 일수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는 겸손의 미덕들을 우리 생활 속에 심어 나가야 할 때이다. 자만심을 제어하는 길은 겸손에 있다.

조선 세종 때 명재상 반열에 오른 맹사성(1360~1438)은 열아홉 살에 장원급제하여 스무 살에 파주 군수로 부임하였다.

나이 어린 지방관리로 부임한 맹사성은 어느 날 고승을 찾았다. “스님, 제가 삼아야 할 좌우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스님은 말했다.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고작 삼척동자도 다 아는 그 말씀뿐입니까?” 맹사성은 성급하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순간 스님은 녹차나 한잔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스님은 나이 어린 젊은 관리의 찻잔에 태연하게 계속 차를 따랐다.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맹사성은 스님의 한마디에 황급히 일어나서 밖으로 나서다 문기둥에 이마를 부딪쳤다. 그러자 스님이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당시 스님의 고언은 맹사성에게 큰 깨달음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고(故)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자만심에 대한 경고를 임원들에게 여러 차례 강조했다. “삼성도 자만하면 구멍가게로 전락할 수 있다.” “자만심은 언젠가 추락한다.” 우리 모두가 마음에 깊이 새겨 놓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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