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숙 시인 첫 시집 ‘나를 낳아주세요’
“구석에 기대 쉬는 엄마는 뽑기가 쉬워/오늘은 팔뚝이 굵은 엄마를 뽑고/내일은 다크서클을 드리운 엄마를 뽑을 거야/눈썹 문신을 한 엄마도 있어/세상엔 거짓말처럼 웃고 있는 엄마들이 수없이 많아 (중략) 내일 아침은 엄마가 또 나를 낳을 거야.”(고영숙 시 오늘도 엄마를 뽑고 있어 중)
결코 양도할 수 없는 슬픔에 대한 자세하고 간곡한 자기 고백이 시편에 담겼다.
제주 출신 고영숙 시인이 최근 펴낸 첫 시집 ‘나를 낳아주세요’다.
저자는 이번 시집에서 내면의 슬픔을 애처롭게 미화하거나 외적 세계와 결합해 섣불리 거대 서사의 일부로 함몰하지 않는다.
되려 끈질긴 자기 탐색과 시적 숙고를 거쳐 ‘슬픔이 아닌 것, 혹은 슬픔을 넘어서려는 것의 양태로 여러 차례 되돌아보게 해 우리 앞에 현시 한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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