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날씨가 부쩍 추워지면서 독감 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영유아를 중심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파라인플루엔자)이 확산하는 가운데 독감 시즌까지 다가오면서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1일 만 60∼64세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진행되는 제주시 한라체육관은 오전부터 주사를 맞으러온 도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 A씨는 “코로나 백신 접종완료 후 의료기관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권고했다. 이런 가운데 날이 추워지고 기온이 더 내려간다고 해서 독감 주사를 맞으러 왔다”고 말했다.
한 소아청소년 전문병원도 자녀 독감 예방접종을 맞히려고 온 엄마들이 잇따랐다.
5살 자녀를 둔 B씨는 “고열을 동반하는 파라인플루엔자도 걱정인데, 날씨까지 추워지면서 독감까지 걸릴까 너무 걱정된다”고 얘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독감 예방접종 시작 50여 일 만에 접종률이 50%를 넘었다.
제주도는 지난 9월 14일부터 순차적으로 어린이(6개월∼13세), 임신부, 65세 이상 등 24만9000여 명에 대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이날 0시 기준 연령별 독감 접종률은 65세 이상 67%, 어린이(6개월∼13세) 51.6%, 임신부 42.3% 등이다.
지난 1일 제주도 자체 사업으로 시작한 60∼64세 독감 예방접종률도 20%를 기록하는 등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독감은 보통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한다. 독감 예방접종 최적기는 11월이다.
부모들은 비상이다. 제주에선 0∼4세 영유아를 중심으로 호흡기 바이러스인 파라인플루엔자가 유행 중인데 독감 확산 우려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라인플루엔자는 고열, 콧물 증상을 보인다. 약제가 없어서 대부분 해열제 처방이 이뤄진다. 40도 가까운 열이 2∼3일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가운데 독감 시기가 다가오면서 보건당국은 내년 4월까지 진행되는 독감 예방접종을 당부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당분간 기온이 더 내려가 추운 날씨가 예상됨에 따라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는 보건소나 위탁의료기관을 찾아 주사를 맞아 달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로 전도민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추진했으나 마스크 착용과 위생수칙 준수, 독감 주의보 미발령 등으로 큰 효과는 없었다. 올해에는 국가예방접종 대상군에 집중해 독감 예방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