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조선 사법계 인물들 신상·약력 ‘한 눈에’
일제시대 조선 사법계 인물들 신상·약력 ‘한 눈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1.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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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1936)

판·검사부터 작업기수까지 1300여 명 수록
제주 출신 법조인·당시 제주지청 자료 눈길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표지.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표지.

요즘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종종 한다. 뭐 거창한 언론사나 방송국이 아니라 그저 책이 좋아서 책방을 즐겨 다니는 분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SNS에 올릴 목적으로 요청하는 게다. 그럴 경우 대개는 정식으로 자신의 목적을 얘기하고 우리 책방 내부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함께 대화한 내용을 올려도 되는지 등을 문의하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사진도 몰래 찍고 대화 내용도 임의로 판단해서 올리기도 한다.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에 수록된 역대 조선통감과 총독들 사진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에 수록된 역대 조선통감과 총독들 사진

공개적으로 요청해서 응할 때든 그렇지 않은 경우에든 항상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나오게 마련이다. 나의 표현이 애매해서 잘못 전달된 것도 있고 그 분이 잘못 이해한 것도 있다. 그 후유증으로 약간의 오류가 있는 우리 책방에 관한 글이나 캡션이 잘못 달린 사진들이 떠 있다는 단골들의 제보(?)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신경은 조금 쓰이지만 ‘대세에 지장이 없으면…’하고 만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목차와 범례.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목차와 범례.

그런 미니 인터뷰를 할 때면 항상 나오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헌책방의 묘미(妙味)는 무엇인가’다. 원래 헌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두말이 필요 없는 얘기지만, 막 새로 시작하는 분들에겐 꼭 필요한 질문이란다. 그 때면 늘 어린 시절 즐기던 ‘보물찾기’와 같은 놀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답한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의외의 보물을 찾은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보물을 찾는 그 재미는 헌책방을 찾아주시는 분들만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헌책을 인수하다 보면 헌책방지기도 종종 만날 수 있는 기쁨이다. 경제적인 가치가 높아야만 보물인 건 아니다. 별거 아닌 거지만 어디선가는 꼭 필요한 자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오매불망 찾던 책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얼마 전에 들어온 그런 보물 같은 자료 하나를 소개해 보련다.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표지에 붙어 있는 지도로 간도(間島) 부분이 조선의 영역으로 표시되어 이채롭다.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표지에 붙어 있는 지도로 간도(間島) 부분이 조선의 영역으로 표시되어 이채롭다.

바로 일제강점기에 경성(京城) 고등법원 내 사법협회(司法協會)가 발행한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이다. 조선총독부 시정(始政) 25주년을 기념해서 산하 각급 법원의 판사·검사·서기·통역생(通譯生) 등과 형무소 간수장 이하 작업기수(作業技手)까지 모두 1300여 명의 자료를 수록해서 출간한 책이다. 제목 그대로 당시 조선 사법계에서 활동하던 인물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관이다.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약력 부분.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약력 부분.

여기에는 조선의 사법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1935년 12월 25일 현재 기준 소속과 직무를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별 사진과 주요 청사 사진도 함께 수록했으며, 부록으로 그들의 생년월일과 원적지(原籍地), 거쳐 간 부서와 훈등(勳等)을 기록한 약력(略歷)도 65쪽에 걸쳐 실려 있어 이 책의 자료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 대관에는 모두 299명의 조선 출신 법조인 관련 자료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 제주 출신은 마산지소 간수장 강천석(姜天錫), 광주형무소 간수장 고창봉(高昌鳳), 제주지청 서기 김영호(金榮鎬), 상주지청 판사 박종석(朴鍾錫), 광주지방법원 서기 신수용(愼洙鎔) 등 5명(가나다순)으로 원적지가 모두 제주면(濟州面)이다. 또한 당시의 제주지청 소속 판사·감독서기·서기(115쪽)와 서귀포출장소 서기(117쪽)의 면면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중 서귀포출장소 서기 사진 부분.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 중 서귀포출장소 서기 사진 부분.

이 책은 국회전자도서관(dl.nanet.go.kr/)에서 무료로 열람하실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이용을 바란다.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에 수록된 제6대 조선총독 우가키 가즈시게-(宇垣一成)의 휘호 ‘공직(公直)’.
조선사법대관(朝鮮司法大觀 1936)에 수록된 제6대 조선총독 우가키 가즈시게-(宇垣一成)의 휘호 ‘공직(公直)’.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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