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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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10.2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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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가 줄어들고 멧돼지가 도심 가까이까지 내려온 이유는 ‘서식지 파편화’ 때문이다.

중산간 개발로 살 곳을 잃고 먹이활동에 제약이 발생하면서 노루와 멧돼지의 서식지가 파편화되고 있다.

살 곳을 찾아 이동하던 노루는 차에 치여 죽고, 멧돼지는 총과 틀에 의해 포획되고 있다.

동시에 사람들은 차량 파손, 농작물 훼손 등의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

뿐만 아니다. 사람에 의해 키워졌다가 사람에 의해 버려진 반려견은 야생들개로 변해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결국 중산간을 개발하고 반려견을 유기한 행동이 고스란히 다양한 형태의 피해로 돌아오는 셈이다.

최근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진행한 ‘제주줍깅 캠페인’의 결과를 발표했다.

115명의 참가자가 단 여섯 차례에 걸쳐 도내 해수욕장 등 해안가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무려 500㎏에 달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수거한 쓰레기 6947개를 일일이 조사해보니 담배꽁초와 플라스틱 파편류가 3163개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폐어구 등을 감안하면 제주 해변은 담배꽁초와 플라스틱으로 뒤덮여 있는 셈이다.

담배꽁초와 플라스틱 파편이 분해되면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다. 제주 바다가 미세 플라스틱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다.

제주 바다에 흘러 든 미세 플라스틱은 장기적으로 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이 체내에 흡수된 어류를 섭취할 경우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사람이 버린 담배꽁초와 플라스틱 쓰레기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서서히 다시 사람에게 돌아온다.

‘부메랑’.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조사 결과를 보고 노루와 멧돼지, 버려진 반려견이 생각난 이유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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