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다시 짜자
삶을 다시 짜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0.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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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선 수필가

독서회에서 토론했다. 처음에는 ‘오티움’ 제목 자체가 낯설어 호기심을 자극하지는 않았다. 숙제였기에 억지로 읽었다가 적극 토론자가 됐다. 이젠 일독을 권하고 싶다. 나에게 치유란 무엇일까. 

‘오티움’이란 활기를 찾고 행복해지는 자기 치유제이다. 살아갈 힘을 주고 나만의 휴식처 같은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문 모 씨가 펴냈다. 코로나19 시국이 연장돼 가면서 사람은 우울감에 빠져들고 나아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침서 같은 이 책을 읽으면서 힘든 굴레에서 해방되는 듯한 긍정 에너지를 담뿍 받았다.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갈증을 해소해 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랑에 빠진 눈빛 같은 행동을 하던 사람들도 확진자 몇 명이라는 불안한 틀 속에 갇혔다. 막막하고 두려움과 답답함이 톡 쏘는 사이다를 만난 기분이다. 고통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 활기를 되찾는데 답을 찾았다.

행복의 핵심은 좋은 경험에 있다.

순간적인 쾌락이 아니라 자신의 잠재력을 행동과 통합시켜 최대로 발휘하는 과정이다. 날마다 좋은 경험을 하며 몰입하면 에너지가 축적되면서 활동 속에 빠져든다. 몰입을 통한 성취 경험이다. 내가 행복하려면 나눔을 주고 즐거움을 찾고 공허함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삶의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 또한 흥미롭다. 말 그대로 ‘삶을 다시 짜라’라고 권하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쪽으로 확장하고 재편하라고 일러준다. 자신을 잘 안다고 하지만 자기 탐색에는 소홀히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이나 취향을 명상하고 살피면 열쇠가 발견된다.

미래지향적인 이 책을 읽으면서 배움과 깊이를 깊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독서토론자들은 자연을 벗하며 소중함을 깨닫거나 주말마다 농사를 짓기도 한다. 농사짓기도 주말 운동이라 생각해 즐거운 오티움으로 변환했다. 봉사를 정하되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오래도록 기여 하는 회원의 흥미 진지한 면도 발견됐다. 금전적 기부와 달리 자신의 재능이나 기술을 통해 이뤄지는 순수한 봉사이다. 

이제 나는 나를 위로한다. 즐거움을 찾으며 근심을 잊는다. 나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다. 손익관계에 뿌리를 둔 교환관계와 친밀함에 기초한 공유관계이다. 교환관계는 서로의 필요와 이익에 기초하나 진정성이 없이 에너지만 소모한다. 공유관계는 동질감과 공통관심에 기초를 두어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가까워지고 에너지 충전을 받게 된다.

이 책에서 ‘오늘 행복해야 내일 행복하다. 오늘 행복한가. 지금 행복 하자’의 문장이 유독 눈에 띈다. 오늘 나는 어떤가.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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