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이제부터다  
원희룡, 이제부터다  
  • 한국현 기자
  • 승인 2021.10.14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강은 당연히 예상했지만 4강 진출은 사실 좀 불안했다. 오르지 않는 지지율이 그랬고, 6차례에 걸친 토론회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 해서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도전하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얘기다.

원희룡 전 지사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했다. 2차 컷오프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70%, 당원 선거인단 투표 3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승민ㆍ윤석렬ㆍ홍준표(가나다순) 후보의 2차 컷오프 통과는 예상됐지만 원 후보의 4강 진출은 당 안에서도 섣불리 점치지 못 했다고 한다. 결과가 발표되자 언론은 원 후보를 주목했고, 그의 뒷심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분석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호남권을 시작으로 지역을 순회하는 합동 토론회와 서울에서 열리는 맞수 토론 등 10차례 토론회를 진행한다. 어제(13일) 오후에는 제주 토론회가 있었다. 본 경선은 1ㆍ2차 예비경선과는 달리 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최종 후보는 다음 달 5일 확정된다.

2차 컷오프를 통과한 원 후보는 “품격 있는 토론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비전을 보여주고, 정권교체를 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며 “이재명의 민낯을 드러내고 국민적 심판을 통한 정권교체를 해내겠다. 이제 원희룡의 시간이다.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런 후보가 되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국민의힘 원희룡 예비후보 제주지역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원 후보의 4강 확정은 도민 여러분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적극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결과”라며 “실로 제주인의 자존심을 우뚝 세우고, 제주인의 힘을 전국에 알린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원 후보는 합동토론회와 맞수 토론에서 품격 있는 토론을 주도하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면서 ‘원희룡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대위는 원 후보의 4강 진출을 확신했을까? 선대위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컷오프 결과가 발표되기 불과 3일전인 지난 5일 출범했다. 원 후보가 2차 컷오프에서 탈락했으면 ‘스타일’을 구길 뻔 했다. 원 후보가 지사직을 던지며 대선 도전을 선언할 때 선대위를 꾸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원 후보가 4명이 겨루는 본 경선에 진출하자 언론도 그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지난 11일 조선일보는 ‘원 후보는 2차 예비경선 기간에 불거진 ‘대장동 게이트’로 반전을 시도했다. 복잡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일명 ‘대장동 의혹 1타 강사’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고 소개했다.

원 후보는 “광역단체장을 7년 간 맡아봤기 때문에 도시개발 과정에서 어떤 부조리가 빚어지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대장동 사태를 계기로 대중들에게 나의 행정경험을 어필했다”고 밝혔다.   

학력고사 전국 수석, 사법시험 수석에 대해 원 후보는 “수석 인생은 내 전체 인생에서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며 “국민 앞에서 한없이 낮은 정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2차 컷오프 통과 후 탄력을 받았는지 격정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주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하고 있다.지난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장동 비리가 한 달 전에 터졌거나 결선투표가 몇 주 뒤에 있었다면 민주당 후보가 바뀌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앞으로 여당 후보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가능성이) 살아 있다고 본다. 제가 그렇게 만들겠다”고 답했다. 지난 10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을 이길 적임자, 원희룡’이라는 제목으로 “지금까지 몇몇 후보가 내부싸움에 몰두할 때 하루도 빠짐없이 이재명과 싸워왔다. 이재명 후보와 싸워서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는 원희룡뿐이다. 이재명과 붙는 순간 선(善)과 악(惡)의 싸움”이라고 적었다. 지난 9일에는 “이재명은 ‘부패 청소부’ 원희룡이 잡겠다. 저를 대선으로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원 후보가 2차 컷오프를 통과하자 정치 평론가들은 ‘중도층 확산 가능성이 있는 후보다‘, ‘집단 지성의 결과다’ 등등으로 그를 추켜세웠다.

분위기가 좋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국민도 원 후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여 일 남았다. ‘원희룡의 시간’ 잘 활용하길 바란다.

 

한국현 기자  bomok@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