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차단에 만전 기해야
고병원성 AI 차단에 만전 기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0.1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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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축산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제주 축산농가들은 겨울철 경계 1호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지목한다. 겨울철새가 주 전염원인 AI는 한 번 발병하면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AI 바이러스는 축사 내 먼지나 분변에서 5주간 생존할 수 있고 감염된 가금류의 호흡기나 분변에서 대량 방출돼 전파가 용이하다고 한다. 고병원성의 경우 치사율도 100%에 가까워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해마다 겨울철새가 남하시기가 다가오면 제주 축산농가와 행정당국이 긴장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져 철새들이 즐겨 찾는 철새도래지가 위치하고 있어서다. 제주의 경우 2017년 6월 전북 군산에서 반입한 오골계의 확진으로 닭·오리 14만5095마리가 살처분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겨울 국내에서 막대한 피해를 끼친 고병원성 AI가 지난 4월 6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어 한숨을 돌렸지만 해외에서 급증하면서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행정당국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유럽 야생조류의 AI 발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배 폭증하고 유형도 다양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3배 증가했다. 겨울철새의 국내 상륙시즌이 도래하면서 유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엄중한 상황을 맞고 있다. 제주도가 차단 방역 강화를 위해 행정명령을 서두른 이유다.

제주도가 어제(13일) 내린 행정명령은 축산차량 및 종사자 철새도래지 출입금지, 축산차량의 가금농장 및 축산시설 방문 전 거점소독시설에서 소독, 살아있는 가금류의 전통시장 내 유통금지 등 10개 사항으로 오는 18일부터 시행한다. 제주도는 행정명령을 적극 홍보하고, 가금농장과 관련 업체 등 축산시설에 대한 지도와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위반 시는 과태료 부과와 함께 형사고발 등 강력 조치할 방침이다.

제주시도 매일 철새도래지를 소독하고 전 가금농가에 생석회와 소독약을 공급해 출입로와 축사 주변을 소독하는 등 차단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지난 1일부터 제주에서는 고병원성 AI 위기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됐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그렇잖아도 힘든데 설상가상 고병원성 AI가 확산된다면 관련 업계와 가계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고강도 방역만이 최상의 방어책이다. 축산농가는 행정명령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도민과 관광객은 겨울 철새도래지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행정당국도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할 때 고병원성 AI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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