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영화제, 세계 속 여성서사·목소리 알리는 ‘창구’
제주여성영화제, 세계 속 여성서사·목소리 알리는 ‘창구’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10.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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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작 ‘쿠오바디스, 아이다’(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의 한 장면.
폐막작 ‘쿠오바디스, 아이다’(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의 한 장면.

“어느 날 자식이 커밍아웃을 했다. 자녀의 정체성도, ‘성소수자’라는 단어도 생소하기만 하다…(중략)…제1회 인천퀴어축제에선 아주 다른 풍경이 그려진다. 자신의 자녀들이 조직적 공격, 혐오와 광기 등 사회적 폭력에 노출된 걸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영화 ‘너에게 가는 길’ 시놉시스)

세계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여성서사와 주체적 여성의 목소리를 발굴해 알리는 ‘창구’인 제주여성영화제가 올해도 평등과 평화, 공감과 연대를 향한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제주여민회(공동대표 이양신·강은미)는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 간 CGV제주점 5·6·7관에서 ‘제22회 제주여성영화제’를 개최한다.

올해 제주여성영화제의 슬로건은 ‘너의 목소리, 곁에’다.

윤홍경숙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슬로건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심신이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고, 여성 혐오와 차별적인 시선에 맞선 연대의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초청작 35편, ‘요망진당선작’(단편 경선) 10편 등 총 4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인 ‘너에게 가는 길’(감독 변규리)은 2017년 가을부터 시작된 4년간의 장기 프로젝트 영화다.

자녀들을 통해 변해가는 부모들의 성장기를 담은 해당 작품은 성소수자에게 가는 부모의 마음을 표현했지만,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세상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소수자들이나 당사자, 혹은 그들과 힘을 나누고 연대하며 기꺼이 함께 걸어가는 ‘동행’을 그려냈다.

개막작 ‘너에게 가는 길’(감독 변규리)의 한 장면.
개막작 ‘너에게 가는 길’(감독 변규리)의 한 장면.

대미를 장식할 폐막작은 ‘쿠오바디스, 아이다’(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다.

영화의 배경인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 마을은 보스니아 전쟁 이후 UN이 안전지대로 선포한 지역이다.

살기 위해 UN군 캠프 보호소로 가족들과 함께 피신한 아이다는 곧 이 곳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분서주하며 어떻게든 가족을 살리려 했던 아이다는 홀로 살아남아 두려움과 슬픔, 상실을 겪는다. 영화를 통해 전쟁이 끝나도 생존자의 전쟁은 지속되는 비극을 직면할 수 있다.

요망진당선작은 신진 여성 감독을 발굴해 지원하고, 여성주의 영화 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한 섹션이다.

올해 제주여성영화제 요망진당선작에는 총 470여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예선 심사를 통해 본선에 진출한 10편이 상영된다.

특히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30인의 관객심사단이 10편 중 1편을 ‘관객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 제주여성영화제의 개막식은 20일 오후 7시 CGV제주점 5관에서, 폐막식은 24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개·폐막 행사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좌석이 제한되며, 도외 인사 초청 취소 등 규모를 축소해 진행된다.

또 감독과의 대화, 스페셜 토크, 집담회 등의 프로그램도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실시된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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