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공직자가 더 모범이 돼야 한다
‘코로나 시국’ 공직자가 더 모범이 돼야 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0.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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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징계를 한 각종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2019년 18명, 2020년 29명, 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9명 등 모두 56명이라고 한다.

제주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나타난 징계 원인을 유형별로 보면 음주운전이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복무규정 위반 11명과 직무유기·태만 4명, 폭행 3명, 공금 횡령·유용 2명, 성범죄 2명, 기타 17명이다. 

타 지역 지자체에 비교해보면 비교적 적은 수치이긴 하지만 그 수가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시고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로 만취 운전을 하다가 적발되는 등 그 질이 상당히 좋지 못 하다.

지금 어떤 상황인가. 2년째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도민들은 그야말로 살기가 힘들어졌다. 모두가 봉급이 따박따박 제 때 나오는 공무원만 부러워하는 때에 이 같은 공직기강 해이 현황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를 ‘공무원 공화국’이라고 한다. 시중에는 속된 말로 ‘사람이 한가하면 엉뚱한 짓을 한다’는 말처럼 공무원 수가 늘어나는 만큼 비위행위도 크게 늘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요즘 ‘무주공산’의 전환기 시대를 맞아 ‘공직기강 해이’가 더 심각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난 수치는 감사나 경찰의 수사 등으로 드러난 것일 뿐,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제주도가 공직기강 전면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 때 그 때 미봉적 단속으로는 공직 모럴 해저드 현상을 근원적으로 차단키 어렵다는 점을 말해준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국민의 공복이라는 공직 의식이 희박해진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제주도 스스로 도정 쇄신 등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공직기강 쇄신만을 외치는 것은 ‘소 귀에 경 읽기’다. 절대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정치권도 선거에만 눈이 어두워 제주도 공직사회를 흔들어대는 작태를 버려야 한다. 도민들의 평온한 삶을 뒷받침해야 할 공직사회는 엄정한 기강이 생명이다. 한 번 무너진 공직기강은 다시 일으켜 세우기가 쉽지 않다.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는 결국 도정의 책임성 결여와 불신을 초래하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공직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존재 의의를 되새겨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만이 해법이다. 코로나19 시국에 도민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일상을 버티고 있는 만큼 공직자들이 더 모범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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