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열대야’와 기후변화 대비
10월의 ‘열대야’와 기후변화 대비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0.0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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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요지경’인 건 선거판만 아니다. 날씨도 그야말로 종잡을 수가 없는 요지경이다.

지난 봄 4월 중순에는 때아닌 한파(寒波)가 몰아치더니 하순에는 최고 기온이 31도까지 올라 반팔 옷을 꺼내 입어야 하는 무더위까지 경험했다. 이는 평년으로 따지면 7월 초순에 해당하는 날씨다. 곳곳에서 많은 농수산물 피해가 난 것은 물론이다.

지난 주말 제주도내 해수욕장은 한여름이었다. 31도를 넘는 날씨에 비키니 차림의 해수욕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풍경은 과연 지금이 추석과 추분(秋分)을 넘긴 10월인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시부터 4일 오전 9시 사이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의 최저 온도가 25.3도를 기록했다. 밤사이 최저 수은주가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10월에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기후변화 분석보고서’는 사계절과 24절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최근 30년(1991~2020년) 여름은 과거 30년(1912 ~1940년) 전에 비해 98일에서 118일로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109일에서 87일로 22일이나 짧아졌다.  가장 긴 계절이었던 겨울은 이제 그 자리를 여름에 내줬다.

또 대한(大寒)이 소한(小寒)보다 따뜻해지고,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驚蟄)과 여름 시작을 나타내는 입하(立夏)는 각각 13일, 8일가량 앞당겨졌다. 연평균 기온이 1.6도 오르면서 온난화가 뚜렷해졌다.

제주지방은 우리나라 기후변화를 선도하는 지역이다. 그 변화의 진폭이 크고 빠르다.

흔히 옛말에 ‘농사는 하늘과의 동업’이라고 한다. 그만큼 농업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대는 농업뿐만 아니라 관광·서비스 산업 등 모든 산업이 ‘하늘과 동업 관계’다. 더욱이 무더위 속 산업현장 재해도 크게 늘었다. 무더위 확산은 사망률 증가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보고는 답답함을 더한다. 앞으로 더욱 급속하게 진행될 기후변화는 산업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의 삶에 큰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재해예방 관련 예산을 늘려 방재 시스템을 선진화해야 한다. 새로운 농업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분명히 위기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가 지역 산업계와 손을 맞잡고 유기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해나가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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