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6주년에 도민 독자께 드리는 약속
창간 76주년에 도민 독자께 드리는 약속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9.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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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제 패망의 그 해. 제주도민의 신문 ‘濟州民報’를 만들자는 청년들의 열정으로 ‘濟州新報’란 이름으로 출범한 뉴제주일보가 창간 76주년을 맞았습니다. 유형(流刑)의 최남단 섬에서 그렇게 출범한 신문은 濟州新聞, 제주일보로 이름을 바꾸며 그 정신을 이어오는 과정에 숱한 질곡과 고난을 겪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창간 76주년의 날에 뉴제주일보로 도민과 독자 앞에 섰습니다.

76년 전, 광복(光復)의 가을날. 지금 관덕정 앞에서 열리던 오일시장 장날에 한글로 제작된 창간 신문이 뿌려졌는데, 이를 받아든 도민들 가운데는 해방(解放)을 실감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광복의 힘으로 1960년대 말 신문사가 본궤도에 오르고 제주시 삼도동 제주북초등학교 곁에 사옥을 건설해 시설을 갖추기까지는 수 많은 도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습니다.

그 濟州新聞이 1990년대 신제주 시대를 열고 ‘제주일보’로 이름을 개명하고 순한글신문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도민들 덕분이었습니다. 길고 험한 길 성원해주시고, 또 질책해주신 독자와 도민 여러분이 없었다면 결코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창간 76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는 광복의 그 해 창간 주역이었던 청년들을 생각합니다. ‘제주 민중’을 대변코자 했던 창간 청년들의 꿈은 자주독립과 건국의 열망이었고, 마침내 이루어졌습니다.
그 엄혹한 정세 속에서도 청년들의 창간 정신은 이어져, 극심한 좌우 대립과 4·3의 혼란을 딛고 대한민국의 건국과 제주도(道)가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도민들은 전쟁의 황폐를 딛고 떨쳐 일어나 이 척박한 섬을 일구어내고 풍요를 이루어냈습니다.

뉴제주일보 76년은 바로 이런 위기의 시대를 견뎌내고 극복한 도민의 역사이며, 후세들에게 남기는 기록입니다.

제주는 다시 위기입니다. 정치는 도민들을 양 갈래로 서로 벽을 세우게 하더니 지역사회는 극도로 분열되고 있습니다. 더욱 큰 일은 극심한 경제난에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온 도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미증유의 복합 위기는 우리 도민들이 하나가 돼 나아갈 때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뉴제주일보는 도민의 통합과 지역사회의 성숙을 위해 76년 전의 창간 정신으로 돌아가 다시 자세를 바로 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이번에도 도민들과 함께 이겨낼 것입니다. 광복의 여명(黎明)에 어둠을 헤쳤던 그 용기와 도전 정신으로 언론의 본령을 지키고 일어서겠습니다. 독자와 도민 여러분과 함께 꿈을 꾸고 열정을 나눠 가겠습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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