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된 오페라 '순이삼촌' 제주 찍고 중앙 무대 간다
업그레이드 된 오페라 '순이삼촌' 제주 찍고 중앙 무대 간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1.09.22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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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순이삼촌 두 번째 제주 공연
17, 18일 제주아트센터

업그레이드 된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이 제주 대표 오페라 콘텐츠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주아트센터와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17, 18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오페라 ‘순이삼촌’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은 초연에 비해 많은 걸 비워냈다.

기존 4‧3 생존 희생자 인터뷰 등 설명 부분을 비워낸 대신 새로운 아리아를 추가하고, 동선을 간소화하고, 연극적 요소를 강화했다.

이에 초연 대비 스토리가 노래‧무용으로 이어지는 개연성이 탄탄해졌고, 추가된 곡과 몸짓 또한 감정선을 극대화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새로 추가된 ‘순이삼촌 광란의 아리아’ 구간과 순이삼촌이 미쳐가는 과정을 밀물현대무용단과 초연작에서 보완해 풀어낸 구간이었다.

‘순이삼촌 광란의 아리아’는 2부에서 순이 삼촌이 4‧3으로 옴팡밭에서 시체 속 홀로 살아남고, 죽은 오누이를 끌어안은 채 고통에 울부짖는 고통을 극대화하기에 충분했다.

날카로운 비명, 떨림을 표현한 아리아를 소프라노 김지현은 붉은 조명 아래 화려한 기교로, 소프라노 오능희는 깊은 목소리와 감정선으로 역을 소화했다.

또 4부에서 순이 삼촌이 미쳐가는 과정을 그린 구간에선 옴팡밭에서 밭일하던 순이삼촌을 혼란스레 만드는 죽은 아이의 목소리와 총성, 웃음소리 등이 추가됐고, 밀물현대무용단은 희생자들을 연상케하는 옷으로 장면의 개연성을 한층 높였다.

작품은 원작자(현기영), 대본(김수열), 연출(강혜명)까지 제주인으로 이뤄진 데다 도립제주예술단과 극단가람, 휘어 퍼포먼스에 문석범, 춤꾼 박연술 등 제주 예술인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다만 인터미션을 포함, 3시간에 육박했던 공연 시간이 15분 가량 단축됐지만 피로감은 다소 여전했다. 특히 1부에서 극 전개가 다소 정체되는 구간이 있었다.

한편 이번 무대 이후 오페라 순이삼촌은 오는 12월 30일 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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