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최대 규모 타악 연주 단체가 풀어낸 '제주다움'
도내 최대 규모 타악 연주 단체가 풀어낸 '제주다움'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1.09.13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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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진흥원, 기획공연 오퍼커션 앙상블 ‘타악, 제주와 만나다’ 개최 순항
지난 12일 오후 5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
오퍼커션 앙상블이 기획공연 '타악, 제주와 만나다'를 마치고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내 최대 규모의 타악기 전문 연주단체가 동서양 타악기를 두드리며 제주다움을 구현했다. 캘리그라피와 무용 등 타 장르 간 협업으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제주문화예술진흥원(원장 부재호)는 지난 12일 오후 5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기획공연 제주 오퍼커션 앙상블의 ‘타악, 제주와 만나다’를 개최했다.

올해 진흥원은 여민락콘서트 등 기존 제주문예회관 주요 기획공연을 미루는 대신 2021 기획공연 프로그램 예산을 사실상 도내 공연계 중심의 ‘작품 공모’에 올인하며 흥행 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

도내 중견과 신진, 연수단원(대학‧대학원생) 등 젊은 타악 연주자들로 구성된 오퍼커션 앙상블의 이번 공연은 타악만으로 동서양 타악기의 다양성과 타 장르 예술인 간 조화를 온전히 드러낸 무대였다. 

가장 앞줄에는 저음 영역의 음정있는 악기 마림바 8대가 들어섰고, 연주자들은 한 손에 2개 스틱을, 양손에 4개 스틱을 쥔 채 맑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어 둘째 줄에 글로켄슈필과 비브라폰, 실로폰 등 스틱을 쓰고 생김새는 비슷하나 전혀 다른 소리를 내는 음정 있는 타악기가 자리했다. 해머를 두드리며 종소리를 연상케 하는 차임벨도 들어섰다.

끝 줄에는 음정 없는 악기인 드럼과 장구, 트리이앵글 등 세계 타악기가 배치됐다. 이 같은 타악기 편성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규모다.

이날 개작 초연된 이문석 작곡가의 두 대의 마림바와 타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멜 후리는 소리’는 기존 관현악과 피아노가 채우던 다양한 음역대를 동서양 타악기로 소화했다.

제주인이 그물의 멸치를 경쾌하게 털어내는 장면이 리드미컬하고 맑게 표현됐다.

제주 작곡가 안현순씨의 타악 앙상블을 위한 ‘해녀의 꿈’ 중 ‘우리 어멍’에서는 오션 드럼으로 제주 파도소리를 표현하며 시작, 실로폰 등 타악기로 신비로움을, 장구 등 우리 전통악기로 흥겨움을 자아냈다.

또 제주 캘리그라피 작가 김효은씨가 무대 대형 스크린으로 제주해녀 어머니의 삶을 담은 글귀와 그림을 더한 라이브 캘리그라피로 공연 몰입감을 높였다.

도립서귀포관악단 작‧편곡자 이승후의 2인의 무용과 함께하는 제주 바당 노래 ‘비나리’는 무용가 김한결, 최은정과 함께 한국 타악기와 서양의 드럼, 음정 있는 타악기 간 조화로 바다와 함께할 수 밖에 없는 제주인의 안녕을 기원하며 마무리됐다.

차기 기획공연으로 제주빌레앙상블의 스페이스 크루즈(10월 17일), 극단 예술공간 오이의 4층3반 복층사건(11월), 극단 이어도의 3대째 손두부(12월)가 이어진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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