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타이밍과 진정성
정치 타이밍과 진정성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1.09.0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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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갈등현안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부쩍 뜨겁다.

2018년 여름 착공한 후 환경파괴 논란 속에 공사 중단을 거듭해온 비자림로를 놓고 최근 도의원 26명이 조기 개설 촉구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제주도는 환경부와 협의 결과 도로 폭을 24m에서 15m로 축소해 연내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한 도의원은 도의회 임시회에서 차도 폭을 줄인다고 애기뿔소똥구리가 살아나느냐. 양보할 걸 양보해야지 이럴 거면 차라리 하지 말라고 공무원을 다그쳤다.

반면 다른 도의원은 환경영향평가 부실을 거론하며 결의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결의안에 서명한 한 도의원은 결의안 중 일부 내용이 반대 활동가들에게 모욕감을 주고 폄훼했다며 SNS를 통해 뒤늦게 사과했다.

제주 제2공항 갈등도 다르지 않다.

얼마 전 지역 국회의원들이 제3의 대안으로 정석비행장을 꺼내들었다. 환경부가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해 정상 추진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안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재탕 수준이란 지적이다. 찬반 단체 모두 부정적이다.

한 도의원은 제2공항 찬성 입장을 밝히며 국회의원들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액션에도 갈등은 찬반 대립의 평행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력의 부재다. 갈등 조정과 해소, 사회적 합의 모색이 정치의 본래 역할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찬반 진영 논리에 갇힌 채 명분도, 실리도, 공감도 없다.

주목할 점은 타이밍이다. 그동안 잠잠하던 정치인들이 왜 지금에서야 적극적으로 소신을 밝히고 입장을 표명하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진정성과 직결되는 대목이다.

그러고 보니 선거철이 도래했다. 정치판을 보며 분노했던 도민이라면 왜 정치인의 철학과 대화타협 역량, 진실성, 포용력이 중요한지 공감할 것이다. 심판과 검증의 시간이 다가온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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