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도 반해 머문 곳, 사계절 4색 매력 ‘인도의 스위스’
神도 반해 머문 곳, 사계절 4색 매력 ‘인도의 스위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9.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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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는 북인도를 가다(7)
‘인도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마날리는 사계절 다른 매력을 지녀 여행객이 즐격 찾는 곳이다. 협곡 사이로 베아스 강이 흐르는데 아침저녁으로 구름이 강과 산을 휘감아 돌며 장관을 연출한다.
‘인도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마날리는 사계절 다른 매력을 지녀 여행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협곡 사이로 베아스 강이 흐르는데 아침저녁으로 구름이 강과 산을 휘감아 돌며 장관을 연출한다.

■ 북인도 최고의 휴양지 ‘마날리’
지금껏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바라나시에서 거대한 순례자들의 모습을 본 순간, 저에게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이틀간의 무척 짧은 시간이었으나 그 어떤 여행보다 감동적인 여행을 마치고 힌두의 마누 신이 하늘에서 배를 타고 내려온 곳이라는 마날리(Manali)로 가기 위해 야간 버스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밤 열차는 많이 탔었지만 버스에서 잠을 자는 여행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마날리는 북인도 최고의 휴양지이자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해발 2050m에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히말라야 연봉에 감춰져 해발이 높다 보니 이 도시로 연결되는 교통수단은 버스뿐이랍니다.

높은 산맥의 험한 협곡을 돌고 돌다 보니 아슬아슬한 도로가 수없이 많았지만 그래도 협곡 사이로 휘감아 도는 구름은 장관입니다. 비까지 쏟아져 도로 사정이 엉망이라서 밤새 달린 차가 새벽에 어느 작은 마을에 도착하더니 타이어를 교체하는지 운전사와 몇 사람이 분주히 움직이자 그동안 화장실을 다녀오랍니다.

한낮이 돼서야 마날리에 도착했으나 숙소가 도심지에서 약간 떨어진 산 중턱에 있는 올드 마날리라 다시 지프에 짐을 싣고 한참을 올랐습니다. 배낭여행은 숙소와 교통편만 제공하고 현지에 도착하면 자신들이 알아서 다녀야 해 많은 짐을 끌고 험한 숙소까지 찾아가야 하는 일도 종종 있답니다.

거대한 양 산맥 사이로 흐르는 베아스 강 양쪽으로 올드 마날리와 뉴 마날리가 나눠졌습니다. 산 중턱에 있는 올드 마날리는 작고 평화로운 마을로 고택과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 상점이 많습니다.

주변 경관은 장관이긴 하지만 뉴 마날리까지 가려면 한참 걷거나 아니면 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그 요금이 만만치 않답니다. 산 중턱에 구름과 안개가 잔뜩 덮여 히말라야 연봉은 볼 수 없으나 전나무 숲이 우거져 눈만 돌리면 장관이 연출됩니다.

밤새 차를 타서 피곤하지만 일단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가서 둘러보니 마을 중심에 온천이 있어 여행자들이 무료로 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래된 집들을 돌아보다 좁은 마을 길을 따라 산 능선으로 올라섰는데 온통 사과밭입니다. 붉은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사과 나무 사이로 난 농로를 올라 산 위에 이르면 시야가 확 트여 히말라야 산맥이 보이지 않을까 한참을 올랐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올라도 정상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아 다시 내려오는데 한 외국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다 나를 보더니 ‘위에 경치가 어떠냐’고 묻는 표정입니다. ‘다 올라가지 못 했다’는 의미로 손짓했더니 그는 혼자서 부지런히 올라갑니다. ‘따라가 볼까?’ 했지만 혹시 일행들이 걱정할지 몰라 그냥 하산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자 비가 쏟아집니다. 

올드 마날리 마을 중심에 있는 온천장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올드 마날리 마을 중심에 있는 온천장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신의 거처’였다는 신화, 과장 아닌 듯
다음 날도 역시 흐렸지만 반대쪽 산 능선 전나무 숲으로 구름이 흐르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아침 일찍 마을 북쪽에 있는 ‘힌두교의 노아’라고 불리는 마누(Manu)를 기리는 마누 마하리시 사원(Manu Maharishi Temple)을 찾았으나 문이 닫혀 있습니다.

힌두의 마누 신이 하늘에서 배를 타고 내려온 자리라고 하는 전설에서 비롯된 마누 알리야(Manu-Alaya·마누의 거처)라는 말에서 유래해 이곳 이름이 마날리가 됐답니다. 계절마다 갖가지 꽃이 피는 등 경관이 빼어나 신의 거처였다는 신화는 과장으로만 여겨지지 않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오늘은 시간 여유가 있으니 뉴 마날리까지 걸어가면서 사진을 찍자고 해 길을 나섰지만 가파른 골목을 내려서자 몇 사람이 어제 버스에서 시달려서 그런지 잘 걷지를 못 해 자꾸 뒤처집니다.

천천히 걷는다고 했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일행들 모습이 보이지 않아 할 수 없이 혼자서 뉴 마날리 시내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시내를 한참 돌아다녔지만 결국 일행들을 만나지 못 했습니다.

뉴 마날리는 신도시라 그런지 상점들만 즐비해 전나무 숲이 우거진 강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일행들이 차를 타고 나를 찾으러 왔습니다. 걷는 게 무리일 것 같아 지나는 택시를 타고 오다 보니 길이 엇갈려 서로 찾느라 고행만 한 것입니다. 

마날리는 라다크 지역의 레(Leh), 스피티(Spiti), 라하울(Lahaul)로 가는 주요 기점이기도 해서 먼 여정을 가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겨울철에는 주먹만한 눈송이가 쉬지 않고 내려 사람 키를 넘도록 눈이 쌓여 좁게 마련된 터널로 이웃과 상점을 드나들 정도랍니다. 마날리는 각기 다른 사계절의 매력을 지녀 어느 때 방문하든 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 없는 곳이랍니다. 그래서 이곳이 ‘인도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모양입니다.

짧은 여행을 마친 우리 일행은 내일부터 본격적인 라다크 지역 탐사를 위해 고소 적응이 필요할 것 같아 오늘은 일단 숙소에서 마날리의 자랑인 사과 주스를 마시면서 쉬기로 했습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힌두교의 노아’라고 불리는 마누를 기리는 마누 마하리시 사원.
‘힌두교의 노아’라고 불리는 마누를 기리는 마누 마하리시 사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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