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간호사 부족, 격무로...“현실화·법제화 시급”
제주 간호사 부족, 격무로...“현실화·법제화 시급”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1.09.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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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총파업 일단락됐으나
제주 의료계 우려는 '여전'
뉴제주일보 자료사진
뉴제주일보 자료사진

제주지역 의료기관 간호사 1명이 수십여 명의 환자를 관리하며 격무에 시달리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2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도내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1인당 10∼20명의 환자 치료를 지원하면서 업무 가중이 심각한 상황이다.

제주대학교병원은 간호사가 740여 명 수준이다.

병동마다 차이는 있으나 보통 간호사 1인당 15∼18명, 많게는 20명 이상의 환자 보호를 맡고 있다.

제주대병원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병원은 간호사 근무 여건이 더 열악하다.

요양병원, 중형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이 30명 훌쩍 넘는 환자를 관리하기도 한다.

이처럼 간호사 업무 피로도가 극에 달하다보니 고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고 퇴사, 채용을 반복하는 부침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까지 맞물리며 현재 간호 인력 수요는 폭발하고 있다.

하지만 도내에서 배출되는 간호사마저도 처우가 더 나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어 문제가 고착화되고 있다.

결국 도내 간호인력 부족이 간호사 격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보건의료노조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카드까지 꺼내 든 이유도 이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노동자와 정부로 구성된 노정 실무협의가 극적 타결되며, 의료서비스 중단 차질은 피했으나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지부(이하 의료연대)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정하는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연대가 주장하는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는 7명이다.

의료연대는 간호사 격무 해소와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적정 환자 수를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연대는 “의료진의 안전,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이미 미국 일부 주와 다른 나라에선 간호사 1명당 적정 환자 수를 법적으로 정하고 있다”며 “간호사 1명당 환자 7명을 무조건 관철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이제라도 현실화, 법제화할 수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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