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살해 백광석·김시남 재판 돌입…살해 혐의 떠넘겨
중학생 살해 백광석·김시남 재판 돌입…살해 혐의 떠넘겨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09.01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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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재판이 1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됐다. 재판 직후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오군성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중학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재판이 1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됐다. 재판 직후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오군성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중학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백광석과 김시남이 법정에서 살해 혐의를 서로에게 떠넘겼다.

본인들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는 부정하면서 진실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재판을 1일 진행했다.

이날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 18일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피해자 A군의 집 주변을 배회하다 열려있던 다락방 창문으로 몰래 들어간 후 A군을 살해했다.

당시 이들은 A군을 수회 폭행한 후 범행 도구를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했으며, A군이 녹음을 했을 수 있다고 판단해 A군의 휴대전화 2대를 파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백광석은 공소사실을 인정하지만 A군을 고의로 살해하지 않았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백광석은 해당 의견서를 통해 “김시남에게 피해자를 살해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고, 단지 제압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며 “(살해 당시) 주도적으로 행동한 것은 김시남이다. (A군의) 목을 조른 것은 김시남이었는데 이는 사전에 논의한 것이 아니다. 피해자의 숨이 끊어지기 직전 목을 조른 것은 김시남”이라고 밝혔다.

김시남은 공동주거침입 혐의는 인정하지만 살인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김시남은 해당 의견서를 통해 “백광석이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 백광석이 피해자를 결박하고 있을 때 나는 현장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에 살인 혐의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날 장 부장판사는 자신들의 범행으로 중학생이 목숨을 잃었지만 살인 혐의를 서로에게 떠넘기는 이들에 대해 “피해자는 있고, 피고인들은 역할을 부담했다는 게 공통적인 주장이다. 다만 누가 주도적으로 범행했느냐에 대해서는 입장이 상반 된다”며 “이는 결국 두 피고인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재판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장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행위에 의해서 피해자가 사망한 것이 맞냐”고 물었고, 이들은 모두 “맞다”고 답했다.
또 “피해자는 무슨 죄인가. 죽을죄를 지었냐”고 묻자 백광석은 “지금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A군과) 만날 때마다 좋게 끝내질 못했다”고 답했고, 김시남은 “아무런 죄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부장판사는 “피고인들도 스스로 생각해 볼 때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재판부나 방청객 모두 이 끔찍한 결과를 이해하지 못 할 것”이라고 다그쳤다.

이날 검찰 측은 대검찰청 심리분석관 등을, 김시남 측은 백광석을 증인으로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김시남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백광석을 증인으로 법정에 세울 예정이며, A군의 어머니에게도 다음 재판 때 발언 시간을 부여했다.

재판 직후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오군성 법무법인 해율 변호사는 “유족들은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백광석과 김시남이 다시 사회에 복귀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높은 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2차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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