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덩어리를 허리에 차고 테왁에 의지해 깊은 바다를 일구는 해녀들의 삶이 ‘목판’에 새겨졌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노정래)은 9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벵디왓에서 ‘숨비소리로 바다와 소통하다’ 판화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영중 판화공작소 작가가 기획했다. 김 작가는 해녀의 삶을 전통과 인문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공동체 생활 속에서 강인하고 진솔한 그들의 모습이 목판화에 스며들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은 ▲숨비소리 ▲시선 ▲해녀들은 바다에서 쉰다 ▲물질은 행복이라 ▲이승과 저승 ▲섶섬이 보이는 불턱 등 32점이다.
2012년부터 해녀 목판화에 집중해 온 김 작가의 작품과 함께 해녀들의 이상, 못 다한 이야기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된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온갖 풍파를 이겨낸 해녀들의 일상과 공동체, 기쁨과 슬픔, 질병과 죽음 등을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작가는 세계판화비엔날레 등 국내·외 교류 전시 및 개인전 300여 회에 참가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외 다수 입상했다.
김 작가의 작품은 제주도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으며, 현재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이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