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발효와 숙성...근원으로의 '회귀'
시간의 발효와 숙성...근원으로의 '회귀'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1.08.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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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김정자 시인, 여섯번째 시집 '더 작아진 내일' 발간

“자식 많이 낳은 죄밖에 없는데/뇌선으로 배 채워도 눈 하나 꿈쩍 않고/은물결 출렁이듯 가슴에 와 박히는/애달픈 숨비소리”(김정자 작 ‘제주 해녀’ 중)

시간의 발효와 숙성으로 근원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제주 시인의 내면세계가 시편에 담겼다. 제주 출신 김정자 시인이 최근 발간한 여섯번째 시집 ‘더 작아진 내일’이다.

시를 쓴지 20년을 훌쩍 넘긴 김 시인의 이번 시집은 고향을 향한 끝나지 않을 회귀곡선을 긋는듯한 시편이 등장한다.

김 시인은 일상적 삶의 요소를 끊임없이 비일상적으로 바꿔 생의 대긍정에 이르는 융합과 통합의 세계관이 드러난다.

그는 인간이 유한한 시간성의 존재라는 걸 자각하면서 형제자매, 남편, 손주 등 자신을 둘러싼 가족 서사를 중심으로 존재론 적 의미를 탐색한다. 이어 김 시인은 가족 서사를 넘어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로 제주의 고유 의미를 발견하고 내면화하가며 진실을 발견해간다.

특히 그의 시편에는 제주 특유의 생활세계를 드러내는데, 지역 상징인 해녀를 통해 제주여성의 생명력을 탁월하게 형상화하면서도 삶의 질곡에 긍휼한 연민의 손길을 내민다.

또 한국사의 비극 제주4‧3을 고발하면서도 제주에 대한 따뜻한 연민을 감추지 않는다.

한편 김 시인은 1996년 문예사조로 등단, ‘흐르는 구름이 머무는 자리’ 등 다수 시집을 냈다.

본지 해연풍 필진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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