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에 대하여
콜레스테롤에 대하여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8.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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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우리 몸은 물, 무기물, 당, 단백질, 지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질에는 지방산, 중성지방, 인지질, 콜레스테롤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 콜레스테롤은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동맥경화증’의 원흉으로 알려져 손가락질을 받는다. 20대 이후 나이가 들수록 혈액내 콜레스테롤 수치는 점차 증가하여 남자는 대략 65세, 여자는 75세에 최고 농도에 도달한다. 따라서 중년이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고지혈증에 대하여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거나 아니면 약물을 처방을 받는다. 이것은 ‘더 낮은 콜레스테롤 (정확하게는 LDL) 수치가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데)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여러 연구에 근거를 둔 결정이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인체에 피해만 주는 물질이 아니다. 오히려 세포의 막, 성호르몬, 담즙 등을 만들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재료로 쓰인다. 콜레스테롤은 1784년 ‘담석’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콜레(chole)는 그리스어로 담즙라는 의미이고 여기에 딱딱한 고체를 뜻하는 스테로스(stereos)를 붙여서 이름이 지어졌다. 콜레스테롤은 그 자체로 담즙을 구성하는 성분 중의 한가지일 뿐만 아니라, 담즙의 또다른 성분인 담즙산을 만드는 원료이기도 하다. 

성인은 쓸개(담낭)에서 담즙을 분비하면서 매일 2 g의 콜레스테롤을 장내로 배출한다. 여기에다 약 0.4 g의 콜레스테롤이 음식물에 포함되어 장으로 들어온다. 즉, 장에는 매일 약 2.4 g의 콜레스테롤이 지나간다. 이중에서 약 50 %인 1.2 g 정도가 소화과정에서 다시 혈액으로 흡수되어 재사용되고, 나머지는 대변에 섞여서 배설된다. 담즙으로 2 g을 내보냈지만, 1.2 g은 장에서 재흡수 되었으므로, 결과적으로는 매일 콜레스테롤 0.8 g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과 같다. 여기에다 담즙산 형태로도 매일 0.4 g 정도의 콜레스테롤이 추가로 대변에 섞여 배설된다. 즉, 하루에 총 1.2 g의 콜레스테롤이 몸에서 빠져나간다. 이렇게 없어지는 1.2 g의 콜레스테롤은 몸안에서 만들어서 보충된다. 

연구마다 위에 언급된 수치는 다소 차이는 있지만 체내 콜레스테롤 균형에서 음식물이 기여하는 정도(50% 만 흡수되므로 0.2 g)는 체내에서 합성되는 양(1.2 g)에 비하면 미미하다는 것이 일관적인 결과이다. 따라서 높아진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는 식단 조절만으로는 효과적이지 않다. 고지혈증 환자에서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하여 사용하는 약물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계 약물과 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차단하는 ‘에제테니브’ 가 있다. 이중에서도 몸 안에서 덜 만들게 하는 ‘스타틴’이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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