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신성한 도시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신성한 도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8.1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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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는 북인도를 가다(4)
3000년 고도(古都) 바라나시를 두고 미국의 대문호인 마크 트웨인은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도시”라고 표현한 바 있다. 바라나시의 상징인 갠지스 강 화장터에는 수많은 탑이 강변을 따라 세워졌다.
3000년 고도(古都) 바라나시를 두고 미국의 대문호인 마크 트웨인은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도시”라고 표현한 바 있다. 바라나시의 상징인 갠지스 강 화장터에는 수많은 탑이 강변을 따라 세워졌다.

■ 3000년 고도(古都) 바라나시 
“바라나시를 보지 않았다면 인도를 본 것이 아니다. 바라나시를 보았다면 인도를 모두 본 것이다.” 인도가 가진 모든 게 바라나시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표현입니다.

덜컹거리는 밤 기차 속에서 본 자료집에는 ‘인도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갠지스 강이 있고 그 곳에 시바 신의 신화가 숨 쉬는 장소가 바로 바라나시라고 나와 있습니다.

잠을 잤는지 꿈을 꿨는지 비몽사몽에 시달리다 보니 새벽녘 바라나시 역에 도착, 숙소에 짐을 풀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역시 3000년 고도(古都) 100만의 인구가 사는 도시 바라나시,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도시’라는 미국의 대문호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도시에 들어선 순간 ‘와~’하고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도심 속으로 들어서자 많은 힌두교 성지와 사원, 궁전들이 솟아 있고 때마침 힌두교 축제가 있어서인지 황갈색 옷을 입은 수많은 힌두교도가 어깨에 물통을 메고 거리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힌두교입니다. 힌두교는 인도인에게는 종교라기보다는 삶과 문화라고 할 수 있답니다. 왜냐하면 힌두교는 신석기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인도인의 신앙에서, 신화에서, 그리고 결혼과 장례 같은 중요한 의식에 녹아있기 때문이랍니다. 힌두교는 인도 사회에서 오랜 역사를 두고 만들어진 인도인의 생각과 삶의 방식인 셈입니다.

북적거리던 힌두교도 행렬이 지나가자 거리는 평상시로 돌아옵니다. 도시를 돌아보기 전 우선 식사를 하기 위해 길거리 식당에서 인도 전통요리 몇 개를 시켜 맛보기로 했습니다. 인도 음식을 처음 대하면 향이 짙어 냄새가 심하다고 하지만 카레라이스를 먹는 기분으로 먹으면 문제없을 듯합니다. 
 

축제를 앞둔 판찬코시라 거리가 인도 전역에서 몰려온 힌두교도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축제를 앞둔 판찬코시라 거리가 인도 전역에서 몰려온 힌두교도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 갠지스 강 화장터로 가는 길
바라나시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는 바로 갠지스 강입니다.

강으로 가는 길은 수십 곳으로 옛 건물 사이를 굽이굽이 돌아 화장터로 가는 길, 마음을 깨끗하게 하려고 목욕하는 곳 등이 있는데 우선 화장터부터 돌아보자며 길을 나설 때 한 여행자가 “그 길로 걸어갈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소”라고 알려줍니다. 만약 골목에서 소를 만나면 얼른 옆으로 비켜서든지 아니면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으면 소뿔에 받힐 위험이 있답니다.

조심히 다니라는 주의를 듣고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자 길가는 온통 소똥 천지라서 이리저리 피하며 걷는데 갑자기 검은 소 한 마리가 씩씩대며 골목으로 걸어옵니다. 얼른 옆으로 비켜섰지만 소가 비틀거리며 걷는 바람에 카메라를 든 손과 옆구리가 소뿔에 스치며 아슬아슬했답니다. 

오래된 건물 사이 좁은 골목길을 따라 강 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장작을 잔뜩 쌓아놨고 강변에는 거대한 화장터가 나타납니다.

“화장터에서 함부로 사진을 찍다가는 카메라를 빼앗길 수 있으니 절대 카메라를 들고 다녀서는 안 된다”는 주의를 들었지만 그냥 지나치기가 그래서 배낭 속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어디서 지켜봤는지 현지인들이 눈에 불을 켠 듯 부라리며 달려들어 카메라를 뺏으려 합니다.

“사진을 찍지 않았다”며 카메라를 배낭 속에 넣자 그제야 현지인들은 “이곳에서 허가 없이 절대로 사진을 찍지 말라”며 밀려오는 관광객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강 주변에는 얼마 전 큰 홍수 때 황토가 밀려와 가득 쌓여 미끄럽고 질퍽거려 얼른 나가려는데 누군가 카메라 셔터를 눌렀는지 일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괜히 옆에 있다가 의심이라도 받을까 싶어 자리를 피해 강기슭 따라 올라가자 아까 길에서 행진하던 힌두교 신자들이 축제 준비를 하느라 분주합니다. 내일 아침 강에서 목욕하며 의식을 치르니 그때 촬영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황갈색 옷을 입은 힌두교도들이 길거리 좌판에서 파는 각종 기념품을 둘러보고 있다.
황갈색 옷을 입은 힌두교도들이 길거리 좌판에서 파는 각종 기념품을 둘러보고 있다.

■ 거대한 힌두교 축제 기대
숙소에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이른 것 같아 주변 사원을 들여다보니 내일 있을 축제 준비 때문인지 시끌벅적 어수선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거리가 ‘판찬코시라’라는 이름을 가진 도로인 듯합니다. 신앙심이 깊은 힌두교도들은 누구나 일생에 한 번 바라나시를 찾아 걸어 보고 싶어 한다는 곳으로 매년 100만명이 넘는 순례자가 방문하는 길입니다. 갠지스 강에서 목욕도 하지만 판찬코시라 주변 여러 사원을 찾기도 합니다.

순례자들은 지역별로 온 것인지 아니면 가족 단위로 온 것인 알 수 없으나 많게는 수십명에서 적게는 10여 명씩 모여 어깨에는 플라스틱이나 흙으로 만든 물통을 몇 개씩 들고 갠지스강 쪽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저 물통에 갠지스 강물을 담아 고향에 자신이 모시고 있는 신과 여기 오지 못 한 가족들에게 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100만명의 현지주민에다 순례자 100만명이 몰렸으니 바라나시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꽉 들어찬 모습입니다. 내일 아침 갠지스 강에서 펼쳐질 거대한 힌두교 축제가 기대됩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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