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마을 공동체 활성화
위드 코로나 시대, 마을 공동체 활성화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8.1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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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말복을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여름이 한 걸음씩 물러섬을 온몸이 느낀다. 하지만 맹렬한 기세로 대지를 달구던 폭염은 주춤거리면서도 그 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올해 제주지방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제주도의 장마는 1982년 이후 39년 만에 가장 늦은 7월 3일에 시작해 겨우 17일 만에 끝나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짧았다고 한다.

이제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처서를 전후해서 전국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메밀 파종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의 농업은 계절과 관계없이 끊임없는 과거와의 소통으로 혁신적이진 않으나 안정적인 생산을 지향해 나간다.

지난해 3월 11일 WHO는 코로나19를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선포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끊임없이 자행해온 환경 파괴와 자연을 함부로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세계 어느 누구도 팬데믹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이다. 이미 지난 5일 전 세계 확진자 수가 2억명을 넘어 인구 수가 세계 7위인 나이지리아 인구에 육박해가고 있다.

모 언론 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한 연구소가 전망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올 연말 530만명을 넘길 것이며 공식 집계 외의 비공식 사망자는 1200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이 코로나19 여파로 약 30% 감소했으나 해외여행이 차단된 지금 7월 한 달에만 110만여 명이 제주를 찾았다. 한동안 제주도는 방역당국과 도민들의 노력으로 많은 관광객의 방문함에도 상대적으로 확진자 수가 적게 나타나 개인별 방역수칙 준수가 잘 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나 지난 7월 6일 두 자릿수 확진 상황을 보이면서 거의 매일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이미 지난해 많은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얘기하는 것이 아나라 위드 코로나를 예견해왔다. 인류 역사가 위기와 극복을 반복하는 과정을 겪어왔기 때문에 이 또한 어렵지만 우리 모두의 간절한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우리는 과거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서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 이를 통해서 오류와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나가자는 것이다.

지난달 19일부터 제주 전 지역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하면서 사적모임 등에서 많은 제한을 두고 있지만 제주시 마을활력과(과장 양경원)와 지원그룹인 제주시 마을 만들기 워킹그룹 전문가들이 제주형 마을 만들기 모델 창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다. 이 워킹그룹은 행정을 포함한 14개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어 각 마을이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그들은 이 여름 폭염 가운데에서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마을공동체 활성화라는 대전제를 구현하기 위한 땀을 흘리고 있다. 마을을 방문하여 마을 현황과 역량을 파악하고 위드 코로나에 걸맞은 사업 발굴과 기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이 본질적인 목적에서 왜곡되지 않도록 자문해 나가는 것이다. 그동안 주민주도형 마을공동체 사업들에서 나타났던 시행착오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실천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에 그들의 총력을 보태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주민주도형 마을 만들기 사업들이 이제 20년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가 구현되지 않아 안타까운 측면도 없지 않다.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공동체의 미래는 행정만의 힘으로, 주민만의 역량으로, 흔히 이야기하는 용역사의 경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동안 잘 보여주었다. 이 모든 단위의 역량들이 모였을 때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비전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의 수많은 위원회와 달리 제주시 마을활력과와 워킹그룹은 실천하는 행정과 지원조직으로서 충분히 각광받아야 마땅하다고 여겨진다.

더불어 서귀포시 해양수산과(과장 송창우)에서도 해수부에서 지방정부로 재정 이양된 마을단위특화개발사업 예비계획 단계에서부터 각계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아 타당성과 합리성을 도출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휴가 중인 담당공무원이 기쁜 마음으로 달려나와 설명하는 모습은 해당 마을 주민보다 더욱 그 마을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것처럼 보여 뜨거운 여름에도 가슴이 시원해지며 자연스레 미소와 박수를 보낼 수 있음은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안일무사와 복지부동으로 상징되는 공무원 그룹이 변하고 있거나 이미 변화가 상식이 된 모습들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우리가 다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길 수 있는 해법은 다양한 곳에서 희망의 숫자를 늘려나가는 것이다. 또한 감동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많은 위로와 용기로 이어져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

그 희망과 감동을 만들어 나가는 기초가 공무원에서부터 시작된다면 더더욱 제주 공동체는 제주다움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설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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