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1.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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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탄생은 그 자체만으로 축복할 일이다.

가정은 문제를 함께 풀어내고 잘못을 용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위안과 평화를 얻는 안식처다.

그렇기에 가정은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사회공동체다.

그런데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제주에서 최근 발생한 ‘중학생 피살사건’은 한 가정이 안타깝게 무너져버린 사건이기도 하다.

피의자 백광석과 공범 김시남은 한 가정을 파괴하고 구성원의 목숨까지 잃게 한 장본인이자 가해자로서 명백한 단죄의 대상이다.

이 중학생 피살사건의 발단 중 하나는 백광석이 지속적으로 일삼았던 가정폭력이었다.

중학생 피살사건 발생 후 알려진 백광석의 ‘전과 10범’ 전력은 그가 휘두른 가정폭력이 가정 구성원의 생명을 침해할 수 있음을 알리는 경고등이었다.

이 같은 경고등이 제주에서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가족 구성원 간 갈등이 가정폭력으로 비화돼 가정 붕괴로 이어지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도내에선 매년 4000건에 가까운 가정폭력 112신고가 접수된다.

이 112신고엔 다수의 동일신고도 포함돼 있다.

위협을 느낀 가정 구성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시그널을 계속 보내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문제는 제도와 사회시스템으로 가정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다.

무조건적인 체포와 구속이 가정을 보호하는 실질적인 해답이 될 순 없다.

다만 적극적으로 가정에 개입해야 할 경우 지체없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구성원을 지켜야 한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 취지가 명시된 제1조는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피해자와 가족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미흡한 법령과 제도는 고민과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가정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시그널은 계속되고 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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