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당물은 언제 마를꼬
제주바당물은 언제 마를꼬
  •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 승인 2021.08.0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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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한 번 ‘함께 걷는 모임’을 가졌던 지난 주말.

태풍 ‘루핏’의 영향 탓인지 남원읍 신예리 ‘이승이’ 둘레길은 기온이 높은 데다 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3~4인씩 3개조로 흩어져 걷는 동안 서로 물었던 질문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예전처럼 국내, 해외에서 국제 세미나도 열어보고 여행도 하고 한바탕 축제판도 기획해볼 수 있을까.

답은 이구동성으로 ‘노’.

누가 올 가을에 ‘집단면역’을 형성해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하느냐. 그런 헛소리는 이제 그만하자.

잘해야 내년 3~4월에 마스크를 벗는 방역을 논의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을 했다.

그리고 코로나19와 함께 공존하는 삶, ‘위드 코로나’를 생각하며 삵괭이처럼 생긴 둘레길을 걸었다.

 

▲사실 그렇다. 코로나19는 변이에 변이를 거듭해서 백신을 맞은 사람도 전염되는 돌파 감염이 성행해졌다.

따라서 백신 접종이 전 국민의 60~70% 선에 이르면 사회적 면역상태로 전환되고 마스크에서 해방될 것이라는 말은 이제 거두어야 할 것 같다.

다만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치명률은 지난해 12월 2.70%에서 금년 6월에는 0.24%로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중증화율도 2%대를 보이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의 치명률인 0.1~2% 수준에 근접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국민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선 싱가포르는 치명률도 독감 바이러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나라가 코로나19를 하나의 ‘계절성 독감’처럼 다루겠다고 선언한 배경이다.

선진국들은 이처럼 백신접종과 치명률을 바탕으로 앞으로 백신을 6개월 또는 1년에 한번 계속 접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2차 접종까지 끝낸 국민을 위해 내년에 3차 접종할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방역체계도 전환하고 있다.

사회적 비용이 큰 고강도의 거리두기를 점차 해제하는 코로나19 출구 전략에 들어갔다.

이런 전략은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담보로 한다.

하지만 선진국이 되었다는 대한민국은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상씩 쏟아지면서 거리두기 연장만을 매번 반복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신 접종률이 세계 100위권인 나라에 무슨 다른 방법이 있으랴. 영업을 못 하게 하고 사람들을 붙들어 맬 수 밖에.

문제는 이런 거리두기 방역도 이젠 더이상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수도권에서는 저녁 6시 이후에 부부 두 사람만 만날 수 있는 ‘3인 이상 금지’ 4단계가 계속 연장되고, 제주에서는 따로 사는 아들 내외와 손자를 만날 수 없다.

이제 더이상 어떻게 할 건가.

혹시. 정부가 이 나라 모든 부부에게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이별(離別)’토록 하는 ‘2인 이상 금지’ 5단계를 시행하면 모를까.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률이 겨우 30%를 넘어섰다.

정부가 백신 확보가 늦고 미숙했음을 자인하고 백신 확보와 접종 속도를 가속화시켜야 한다.

2차까지 백신을 맞은 시민들에게도 내년에 3차 백신을 접종할수 있도록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

“11월 집단면역”이니 “일주일 지나면 4단계 효과가 나타날 것”이니 하는 ‘희망고문’도 그만했으면 좋겠다.

하루 빨리 백신 접종률을 올려 “두 사람만, 네 사람만, 여섯 사람만”하는 행정규제를 더이상 발동하지 말고 ‘출구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오늘은 고려 문인 정지상(鄭知常)의 시 ‘송인’(送人)을 다음처럼 고쳐보며 지금 고통받는 영세 자영업자 등 시민들의 눈물을 새겨본다.

濟州海水何時盡(제주해수 하시진)
제주바당물은 언제 마를꼬,
痛淚年年添綠波(통루년년 첨록파)
쓰라린 눈물이 해마다 푸른 물에 더하는 것을.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boo4960@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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