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열대야 32일째…전력 수요도 ‘껑충’
올 여름 열대야 32일째…전력 수요도 ‘껑충’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08.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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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후 발생 일수 제주시 32일, 서귀포 24일…폭염 '맹위'
역대급 짧은 장마에 소나기 이어져도 찌는 듯 한 더위 지속
6일 오후 7시 최대전력 102만1100㎾로 지난해 최고치 경신

제주지역의 ‘찌는 듯한 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무려 32일이나 열대야가 발생하면서 제주지역 전력 수요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이 지난 6일 발표한 ‘7월 기상특성’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지난달 초부터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무더위가 지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제주지역의 7월 평균기온은 26.9도로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평균 25.5도보다 1.4도나 높아졌다.

특히 여름이 본격화된 7월 초부터 대기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중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해 폭염과 함께 열대야가 지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더위를 식혀줄 장마는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짧았다.

제주지역 장마는 지난달 3일 늦게 시작해 같은 달 19일 일찍 끝났다.

이 기간 강수량은 150.1㎜, 강수일수는 9.0일로 각각 평년 대비 43.0%, 51.4%에 그쳤다.

짧은 장마로 더위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국지성 호우는 잇따르면서 습하고 더운 ‘찌는 듯한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7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활성화된 정체전선과 남서기류의 영향으로 제주지역에 비가 내렸고, 하순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다량의 수분이 유입되면서 강한 햇볕과 지형효과로 인한 대기불안정 현상이 발생해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짧은 장마에 이은 비 날씨에도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도민들은 잠 못 드는 밤에 허덕였다.

기상청이 집계한 7~8월 제주지역 열대야 발생 일수는 ▲제주시 32일 ▲서귀포시 24일 등으로 사실상 도민들은 매일 무더운 밤을 보내고 있다.

찌는 듯한 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되다보니 전력수요도 치솟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6일 오후 7시 제주지역 최대전력은 102만1100㎾로 올 여름 처음으로 100만㎾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최대치인 100만8500㎾를 갱신하는 등 올 여름 무더위를 식히기 위한 가정 내 냉방기기 사용량이 작년 여름보다 크게 늘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계속해서 제주지역에 높은 기온이 유지되겠고,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겠다”며 “10일까지 비나 소나기가 내리면서 기온이 떨어질 수 있겠으나, 습도가 높아 폭염특보는 대부분 유지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온열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활동이나 외출은 자제하고, 늘어난 전력 사용에 따른 정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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