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고 화려한 ‘붉은 성’ 무굴 제국 번영의 상징
웅장하고 화려한 ‘붉은 성’ 무굴 제국 번영의 상징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8.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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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는 북인도를 가다(3)
‘아그라 성’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야무나 강변에 있는 무굴 제국의 성채로 제3대 황제 악바르가 건설했다. 건물을 짓는데 사용한 붉은 사암 덕분에 ‘붉은 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높이가 20m, 길이가 2.5㎞나 되는 성벽이 이중으로 성을 감싸고 있다.
‘아그라 성’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야무나 강변에 있는 무굴 제국의 성채로 제3대 황제 악바르가 건설했다. 건물을 짓는데 사용한 붉은 사암 덕분에 ‘붉은 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높이가 20m, 길이가 2.5㎞나 되는 성벽이 이중으로 성을 감싸고 있다.

■ 아그라 성 
아그라 성은 타지마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차를 타고 가기도, 그렇다고 이 무더위에 걸어가자니 힘들 것 같아 사이클 릭샤를 타기로 했습니다.

인도 여행 시 가까운 곳을 다닐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게 인력거나 오토릭샤, 사이클 릭샤입니다. 오토바이나 자전거 뒤에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길거리를 편안하게 구경하면서 다닐 수 있고, 교통이 혼잡한 지역에서도 쉽게 빠져나가 여행객이 많이 이용한답니다.

관광객이 많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그 흔한 릭샤조차 한참 기다려야 탈 수 있을 만큼 도로는 관광객으로 만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배낭여행을 하다 보면 아주 적은 돈도 아끼는 버릇이 생기는지, 어지간한 어려움은 몸으로 때우는 일이 날이 갈수록 더해 생수 한 병을 살 때도 꼭 흥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여행은 대단한 경험의 스승이구나’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인도 최초의 이슬람 정권인 무굴 제국 제3대 황제 악바르(Akbar)가 수도를 아그라로 옮기면서 아그라 성은 군사시설을 겸비한 왕궁이 됐답니다. 붉은 사암을 이용해 완성한 거대한 건축물로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서부 야무나 강 우안에 있고 아그라라는 명칭은 ‘아리아인의 집’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1558년 무굴 제국의 악바르가 도시를 세워 1648년 제5대 황제인 샤 자한(Shah Jahan)이 델리로 수도를 옮길 때까지 무굴 제국의 수도로 북부 인도를 지배한 중심지가 바로 아그라 성이라 합니다.

이곳도 입구부터 장사하는 상인과 관광객으로 북적거리고 차량과 릭샤들까지 빵빵거려 정신을 차릴 수 없습니다. 겨우 성안으로 들어서자 9개의 다엽형(多葉形, Multifoil) 아치가 눈길을 끌고, 웅장한 2중 벽으로 이뤄진 성벽은 한눈에도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성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자 드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아름다운 거대한 정원입니다. 인도의 성 대부분이 성 중앙에 화려한 정원을 가꾸는 것이 특징인 듯합니다. 아그라 성을 두 번째 왔다는 백기돈씨가 “여기보다 저 위에 올라 야무나 강변에 있는 타지마할을 보는 것이 더 좋다”고 귀띔해줍니다. 

위로 올라서 아그라 성을 내려다보니 왜 ‘붉은 성’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성벽과 성문이 붉은 사암으로 견고하게 조성됐고 성을 빙 둘러 해자가 있으며 높이가 20m, 길이가 2.5㎞나 되는 성벽이 이중으로 성을 감싸고 있어 현재까지도 군사시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궁전과 모스크, 정원의 테라스와 분수대는 동화적인 아름다움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아름다운 여러 개의 모스크는 이 성이 자랑하는 것으로, 특히 샤 자한이 세운 모티 마스지드(Moti Masjid)는 대리석으로 만든 사원으로 ‘진주 모스크’라고 불릴 정도로 완벽한 조형미를 뽐냅니다.

무굴 제국 제5대 황제 샤 자한이 아내 뭄타즈 마할의 죽음을 애도하며 세운 타지마할이 멀리 아련하게 보인다. 샤 자한은 날씨가 맑은 날이면 이곳 아그라 성에서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아내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무굴 제국 제5대 황제 샤 자한이 아내 뭄타즈 마할의 죽음을 애도하며 세운 타지마할이 멀리 아련하게 보인다. 샤 자한은 날씨가 맑은 날이면 이곳 아그라 성에서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아내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 그렇게나 찍어서 뭣에 쓰려고…
모스크를 따라 궁을 돌다 그늘에 앉아 쉬는데 멀리 야무나 강변에 샤 자한이 아내 뭄타즈 마할(Mumtaz Ma hal)의 죽음을 애도하며 만들었다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 타지마할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오늘은 마치 미세먼지가 심한지 뿌옇게 보이지만, 옛날 샤 자한은 날씨가 맑은 날이면 이곳에서 타지마할을 보며 죽은 아내를 그리워했다고 합니다.

강에서 배를 타고 타지마할 부근까지 갈 수도 있지만, 그냥 여기서 마치 옛날 샤 자한이 아내를 그리워하며 바라보듯 그렇게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맑았다면 강 언저리에 타지마할이 비칠 것 같다는 상상도 해 봅니다. 

인도의 성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특이한 점은 문이나 벽마다 아름다운 조각들이 장식돼 눈길을 끈다는 것입니다. 아그라 성역시 거대한 돔을 중심으로, 또는 정문과 영빈관 등에 새겨진 우아한 꽃문양과 모자이크, 코란 등의 작품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한참 동안 성 곳곳을 찍느라 돌아다녔더니 후덥지근한 날씨로 반은 녹초가 된 듯합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다니는 내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일행들은 “물도 마시면서 천천히 다니세요”라고 당부합니다. 그렇지만 다시 올 수 없으니 조금이라도 많은 곳을 기록하고 싶은 욕심에 헉헉거리면서도 촬영을 하고 있답니다.

성 구석구석에 있는 조각이며 심지어는 문짝에 새겨진 문양, 벽면의 모자이크까지 신비롭게 보여 어느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게나 찍어서 뭣에 쓰려고 그러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으나 꼭 쓸 곳이 없다고 해도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을 기록하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잊어버리기 때문에 작은 것 하나라도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마치 영화를 찍듯 한바탕 촬영을 마치자 “저녁 기차로 바라나시로 이동하기 위해서 지금 숙소로 가서 짐을 정리해야 한다”며 일행들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내일 다시 새로운 인도의 모습을 기대하며 출발합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아그라 성을 둘러보는 관람객들 뒤로 거대한 기둥들이 보인다.
아그라 성을 둘러보는 관람객들 뒤로 거대한 기둥들이 보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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