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배달족(族)들이 주의해야하는 발 질환, ‘족저근막염’
도보 배달족(族)들이 주의해야하는 발 질환, ‘족저근막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8.0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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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준 정형외과 족부전문의

바야흐로 배달의 전성시대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식도 꺼려지는 요즘 시기에 배달앱을 통한 음식배달 산업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배달음식 시장이 커짐에 따라 배달인력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그래서 요새 배달앱 플랫폼 회사들은 배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전문 배달인력을 따로 고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미 직업을 갖고 있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투잡'을 제안하기도 한다.

 '투잡' 배달러들은 다양한 배달 수단을 사용한다.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걸어서' 배달하는 뚜벅이 배달족의 숫자도 만만치 않다. 한 편의점 업체는 편의점 물품을 도보로 배달하는 서비스에 도보배달기사로 등록된 인원만 8만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용돈 벌이로 시작했던 뚜벅이 배달이 자칫 잘못하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배달앱은 빠른 시간 내에 많은 배달을 할 수록 배달료를 더 지급한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이에 발은 쉴 틈 없이 혹사당한다.

실제로 배달 투잡에 나섰던 박 모(33)씨도 넉달 동안 지속했던 배달일을 얼마 전에 그만두었다. 박 씨는 출퇴근을 하기 위해 하루에 만보 정도 걷는다. 그러나 저녁 배달 알바를 시작하면서 하루 걷는 거리가 이만보를 훌쩍 넘었다. 어느 날 박씨는 발바닥을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겪었다. 병원을 찾은 그가 의사에게 들은 진단명은 '족저근막염'이었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출근 때 신었던 구두를 벗지 않고 그대로 배달에 나선 게 치명적이었다.

이와 같이 족저근막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 부분을 불편한 신발을 신고 오래 서있거나 걷는 사람들이다. 대표적으로 판매나 영업직을 하시는 여성 분들이다. 이분들은 하이힐이나 불편한 구두를 신고 장기간 서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족저근막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족저근막염의 또다른 무서운 점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되면 보행 불안정을 초래하게 되고 이는 척추와 무릎, 고관절과 같은 다른 부위에도 영향을 미쳐 2차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하루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가 발인 만큼, 문제가 나타난 즉시 관심을 가지고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불편한 신발을 신고 오래 활동해야 하는 이들은 평상 시 집에서 발의 아치부분을 골프공이나 둥근 막대기로 마사지 하거나 엄지발가락을 크게 위로 올렸다 아래로 내리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족저근막을 이완시킬 수 있다. 

계단이나 턱에 발을 반쯤 걸친 채 발바닥 당김이 느껴질 정도로 발꿈치를 아래로 내린 상태를 30초 정도 유지하는 스트레칭이나 바닥에 앉아 수건으로 발을 감은 후 무릎을 쭉 편 채로 수건을 이용해 발을 몸쪽으로 잡아당기는 스트레칭도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발통증 예방 및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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