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툭튀'
'갑툭튀'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07.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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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작은 정부’ 카드를 내세웠다.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를 폐지하겠다는데 이미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됐다가 무산됐었다.

작은 정부는 정부 규모를 축소하는 반면 민간의 자율성은 높이는 정책이다.

정부는 공공 안녕이나 사회 질서 기능만 맡고 경제는 전적으로 시장에 맡겨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핵심이다.

제1야당 대표가, 그것도 대선 정국에 꺼내든 ‘정부론’은 학자나 전문가의 의견 제시에 그치지 않는다. 대선 결과에 따라 보수 정부가 들어설 경우 과거와 마찬가지로 작은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특히 ‘지방분권’이 궤도에 오른 지금 작은 정부는 작은 지방정부로 이어져 각 지자체의 정책 방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걱정이 앞선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와 지방정부는 모두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벌써 2년째에 접어든 장기전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단순히 공공 안녕과 사회 질서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에 막대한 여파를 미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감안하면 작은 정부론이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다)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사태를 대응하면서 점차 강한 지방정부로 나아가고 있다.

외부 유입 대응은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제주형 방역체계를 가동하면서 최소한 지역 내부 확산은 효과적으로 막아왔다. 사태 초기 무사증 폐지 촉구에 이어 우리나라와 중국 정부 간 백신 접종자에 대한 격리면제 조치가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 역시 ‘할 말 하는’ 제주 지방정부가 됐다는 방증이다.

작은 정부를 실현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강한 정부다. 작은 정부는 곧 작지만 강한 정부다.

현재로서는 도민, 나아가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부는 팬데믹을 최대한 빨리 극복하고 시장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서민경제에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는 강한 정부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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