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人生, life)의 조건
달콤한 인생(人生, life)의 조건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7.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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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준 제주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논설위원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고 한다. 어느 가수의 노래이자 우리네 민초들에게 많은 희망과 애환을 준 노래로 기억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 세대이신 분들이 자주 부르시곤 해서 너무나 귀에 익은 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라는 노랫말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말하는 것으로, 인생무상을 노래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듯이 인생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한다. 인생은 가시밭길이라는 말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사람도 있다.

인생이라는 우리네 삶을 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들과 비유를 하면서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지루한 장마가 우리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장맛비처럼은 아니더라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이 지구는 어떻게 되겠는가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아마도 꽃과 나무를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없는 사막이 되어 버릴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꽃피는 봄이 오면 온 산은 형형색색의 꽃들로 가득하고, 여름이면 푸르다 못해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태평양의 시원한 바다가 펼쳐져 있고, 가을이면 온 산야가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고, 겨울이면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축복받은 땅이 우리 제주가 아닐까 한다.

4계절이 분명하고 뚜렷한 계절 변화를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저 거친 모래바람으로 가득 찬 중동아시아, 우기와 건기로 나누어지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와 같은 곳과는 엄연하게 다른 것이 제주의 자연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느 시인은 말했다. 인생이라는 달콤한 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고….

그가 말하는 인생이라는 달콤한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첫째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사랑(愛, love)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한 날들, 행복한 일들, 이와 같은 것들은 모두 사랑이라는 재료에 속하는 것이라고 했다. 맑은 날과 같은 긍정적인 측면인 것은 모두 사랑의 재료에 속하는 것이다.

두 번째 재료는 고통(苦痛, pain)이라는 것이다. 물론 고통이라는 것은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즐거운 날, 즉 사랑이라는 재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속상하고, 그리고 요즘처럼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힘들게 하는 고통이라는 재료가 있다는 것이다. 그 고통을 극복하면서 보다 달콤한 빵이라는 인생을 만들어 살아간다는 것이다.

비가 내리고 눈보라 치는 것과 같은 고통이 없다면 수많은 꽃과 나무들이 자라지 못하는 것처럼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면서 적당하게 비가 내려야 하고 눈보라가 있어야 튼튼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처럼 우리들의 인생에도 달콤한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랑과 고통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고통은 없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없어서도 안 되는 것이라 본다면 지금 우리들을 힘들게 하는 코로나19는 우리가 곧 극복하게 되는 고통이라고 생각하면 살아갈 만할 것이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운 이육사의 ‘광야’라는 시에서도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라는 시구가 떠오르는 것은 곧 다가올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반가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인 듯하다.

물론 일제 강점기의 독립을 바라는 시인의 처절한 마음을 표현한 시이지만, 오늘날 자고 일어나면 널뛰기 수준인 코로나19의 확진자 수를 보면서 곧 코로나19 극복이라는 다가올 희망을 노래하고 싶은 필자의 소망이라고 하고 싶다.

그렇다면 인생이라는 달콤한 빵을 만들기 위해서 사랑과 고통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생각해 보면 화창하고 맑은 날이 비 오고 눈보라 치는 날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행복한 것이 아니겠는가?

절대 낙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자연은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지금 비가 내리고 무더운 장마철이지만, 곧 장마가 끝나고 다가올 가을의 달콤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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