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의 섬
160만㎢의 섬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6.2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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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제주모터스 대표이사·논설위원

‘160만㎢의 섬’이라고 하면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크기이다. 하지만 160만㎢라는 면적은 제주도보다 872배 정도 되는 크기이며 한반도보다는 7배 더 큰 크기라고 하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 크기의 면적이 내륙이 아닌 섬이라고 하면 웬만한 사람은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 역시 이 섬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어쩌면 섬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유는 지도상에는 없는 섬이기 때문이다. 또한 매년 그 크기가 넓어지고 있고 이동하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이 섬은 바로 ‘거대한 태평양 쓰레기 더미(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 라고 불리는 쓰레기 섬이다. 이 쓰레기 섬은 1997년 처음 발견되었는데 문제는 크기가 10년마다 10배씩 커지고 있고 한두 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제주는 섬이다. 섬은 바다에 둘러 싸인 환경을 말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섬에서 발생하는 일상의 많은 부분들은 섬 안에서 처리되고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쓰레기 섬이 제주에 주는 시사점은 매우 중요하다. 쓰레기 섬의 사례만이 아니라 여러 사례에서 쓰레기로 인한 문제점은 제주에 시사하는 바가 많이 있는데 이렇듯 제주는 쓰레기로 인한 문제에 대한 시그널(시사점)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하고 이에 대한 대비도 분명히 해야 한다. 

필자가 쓰레기 문제에 주목하는 것은 쓰레기 문제가 쓰레기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제주 경제의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사실이다. 쓰레기가 제주 경제에 경쟁력을 저해한다고 하면 의아해 할 수 있다. 쓰레기는 ‘매립하든 소각하든 투기하면 되지 왜 제주 경제력과 관련된다고 하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쓰레기 문제는 제주의 미래경제와 직결된다. 제주에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양투기, 매립, 소각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해양투기는 해양투기방지 협약에 의해 전면 금지되어 있고, 쓰레기 매립지나 소각 처리 능력 역시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렇듯 제주의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한계를 넘어섰고, 외부 반출도 어려움 상황에서 쓰레기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어 이는 곧 제주 경제의 경쟁력에 직결될 수 있기 사안이기 때문이다.

섬은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많은 비용과 한계를 가진다. 제주 역시 많은 비용과 처리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제주는 매년 1500만명 이상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고 관광객들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양 역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입도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쓰레기 처리비용을 부담시키자고 하는 의견도 있는데 나 역시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고 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시기이다. 

이제는 제주가 쓰레기에 대한 문제 해결을 쓰레기 처리에 방점을 두기보다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데 방점을 두어야 한다. 많은 쓰레기 종류 중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 중 하나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이 장기화되면서 1회용 용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1회용 용기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고 있다.

이렇듯 급증하는 플라스틱 사용에 대해 사용을 줄이는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실천해야 한다. 모든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최선이기는 하지만 어렵다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렇듯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이 ‘플라스틱 제로’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은 어렵고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제주의 미래 경제를 생각하고 대비한다면 반듯이 해야 할 과제이다. 이제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라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제주의 미래를 보호하는 일이며 청정자연인 제주를 보존하는 방법이다. 더 이상 제2, 제3의 ‘160만㎢의 섬’이 발생되어서는 안 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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