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과 의료 사각 질환 ②
다한증과 의료 사각 질환 ②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6.27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성진 한의학박사

한의학에서는 현대최신 진단 검사 기계로도 측정되지 않는 에너지의 편중이나 부족에서도 병의 원인을 찾는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상대적인 에너지의 편중은 얼굴 생김새의 다양성만큼이나 편차가 있기 마련이기에 질병 성향을 패턴화한 체질 의학이 아니고서는 객관화하기가 쉽지가 않다. 이처럼 한의학에서만 진단 가능한 기(에너지)의 편중과 부족으로 발생하는 질병의 특징은 정상생활에 지장을 주는데, 일상생활은 소화할 수 있는 정도로 불편한 정도의 정상 기능 저하라는 점이다. 한의학에서 이들 치료에 집중해왔던 이유는 많은 투약과 치료가 필요한 중병으로 진행하는 중간단계의 질환이기 때문이다. 선제적 치료를 통한 의료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성 달성이 한국 한의학의 DNA인 것을 보면, 의사와 약이 부족했던 시절에 한의학이 그만큼 민중 가까이에서 깊숙이 동고동락해왔음의 반증일 것이다.

다한증 같은 의료 사각 질환으로 숱하게 많은 다른 사례들이 있으나 몇 가지만 예를 들자면 속 열이나 망양으로 인한 다한증뿐만 아니라 심리위축으로 에너지가 정체된 우울증과 피가 부족해서 생기는 갱년기장애를 예로 들 수가 있겠다. 원인을 모르고 있어서 대증치료만 한다는 증거는 양방에서 해당 질환에 주로 사용하는 약들과 한방적 원인과의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다. ‘다한증에 염화알루미늄 연고나 보톡스 시술, ‘우울증에 항우울증제(항진 작용) 항불안제(수면 유도) 그리고 갱년기장애에 호르몬조절요법은 대표적인 양방 대증치료의 사례다. ‘다한증의 속 열과 기하는 양방에서 진단이 안 된다. ‘우울증같은 심신증(심리가 신체에 영향을 주는 질환)은 변화무쌍하여 기전이 명확하지 않다. ‘갱년기 증후군에는 양약에 한약 같은 피를 보충하는 보약이 없다. 그 때문에 보약의 극히 일부 성분이라 할 수 있는 호르몬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있다. 세 가지 사례만 봐도 대증치료 양약들의 지향점이 근본치료와 거리가 있음을 헤아릴 수 있다. 이런 약들에 약을 개발한 서양에서조차 위약효과(플라세보효과)라는 꼬리표가 항상 달리는 이유는 약이 낫게 한 것인지 환자가 스스로 나았는지 모호한 지점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한의학적으로 판단할 때 원인치료와 무관한 모든 대증치료제는 환자 스스로 낫는 데 도움(시간을 벌어주는)을 주는 정도의 약이다.

대체로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병이 깊어졌을 때 치료하는 것은 양의학이 절대적으로 우수하다. 하지만 병이 심해지기 전에 초장에 치료하는 데에는 기질적 질병 이전의 기능 이상에 대한 진단이 가능한 한의학이 양의학보다 우수함을 다한증 치료 사례로부터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데 장기간 재발하여 대증치료에 의존하고 있는 원인불명의 만성 질환들은 한방에서 해결책 찾는 것을 시도하길 바란다. ‘이렇게 치료될 거 였으면 진작 치료할 걸 그랬다는 환자들을 보면 볼수록 근본치료가 느리고 비싸다는 건 편견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다 하기 나름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