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의 세계화-점에서 선으로, 앞으로의 100년, 선에서 면으로
제주올레의 세계화-점에서 선으로, 앞으로의 100년, 선에서 면으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6.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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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연 제주한라대 관광경영과 교수·논설위원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한 제주올레 길 걷기를 마음먹은 배경에는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마음이 깔려 있었다. 제주 올레 패스포트를 2만원에 구입해서 6코스로 시작한 제주올레길 걷기로 인하여, 제주도 명소 곳곳을 찍고 다녔던 곳(점)이 여기와 거기가 이렇게 이쁘게 이어지고 있었구나(선)하며, 점이 선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게 되는 신기함과 함께 진정한 제주도여행은 올레길로 마무리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올레란 큰길에서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이라는 제주방언으로 좁은 골목이란 뜻이다. 어느 언론인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2006년 걸으며 본국에 돌아가면 같은 길을 만들겠다고 다짐을 하고 귀국한 이후 총 길이는 약 425㎞로써 2007년 올레 1코스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총 26개의 코스가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운영관리를 하고 있다.

올레길의 모티브가 된 산티아고 순례길은 성지순례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800㎞를 일주하는 관광상품화가 되어 있어 종교에 상관없이 세계 각국에서 많은 도보여행객들이 찾아온다. 1000년의 종교적인 역사를 배경으로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산티아고 순례길의 2010년 방문자가 27만명인데 비해, 제주올레의 2012년 방문자는 110만명이다. 수치적으로 보면 제주올레의 방문객의 숫자가 훨씬 많아 보이지만 2007년 이후 한국의 도보여행의 열풍으로 제주올레의 방문객은 내국인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대안으로 제주가 국내 인기 관광지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 우울증이 제주 올레 완주자를 늘렸다라고 한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에 따르면 2020년 제주올레 완주자는 2778명으로, 2019년 1624명에 비해 71% 증가하였다고 한다. 특히 연령별로는 2030 청년층 완주자들이 급증한 것을 볼 수 있는데, 2019년 268명에 비해 2020년에는 539명으로 101%나 늘어난 것이다.

㈔제주올레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유독 2030 세대의 올레 완주 동기로는 ▲성취감 (64.3%) ▲제주여행의 즐거움(55.7%) ▲자아성찰 및 사색(49.6%) 이라고 하였고, 제주올레 좋았던 점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90.4%) ▲몰랐던 제주 구석구석 알게 됨(73.9%) 등을 꼽았다. 그리하여 2030 세대만이 구입할 수 있는 전용 제주올레 패스포트를 출시하였고 공식 완주 인증에 필요한 425㎞ 기준을 100㎞로 완화하여 젊은 층에 겨냥한 이벤트도 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제주올레는 도보여행지를 만들고 홍보하고 운영하는데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전국에서 도보여행 코스를 만드는데 영향을 끼쳤고 제주올레 브랜드 수출로 ‘자매의 길’로는 일본 규슈, 미야기, 몽골에 올레길이 만들어졌고 제주올레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캐나다, 호주, 스위스 등 여러 나라와 ‘우정의 길’을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조심조심 다녀서 인적이 드물기도 했지만, 몇 년 동안 건강을 위해 패스포트 완주 2개째라며 매일매일 걸으신다는 제주도민 어르신, 완주 도장 찍고 주차한 곳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젊은 커플 등 대부분 내국인들이었고, 무거운 배낭을 멘 외국인은 간혹 마주치긴 했지만 외국인들은 거의 보지 못하였다. 

아직까지는 제주올레의 세계화는 올레 브랜드 수출로 해외올레길이 만들어짐을 이야기하고 있고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브랜드가 세계 각국의 도보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반해 제주올레는 많은 해외 도보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아직 미흡한 듯하다.

정부가 여행안전권역, 이른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상대방 국가가 안전지대 안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자유로운 왕래를 허용하는 것)’ 추진 방안을 논의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에 한해 이르면 7월부터 국외 단체여행을 허용하겠다고 하였다. 자율적인 해외여행의 도래로 해외로 눈 돌릴 국내관광객과 국외여행객들을 끌어들일 전략과 마케팅을 제주는 지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5년 남짓 역사를 가진 제주올레이지만 현재 점에서 선으로 이어지는 제주도 길 하나하나가 제주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자신 있게 내놓아도 될 콘텐츠이자 도보여행의 세계적인 브랜드로, 관광콘텐츠의 수출뿐만 아니라 앞으로 100년을 바라보며 좀 더 강한 브랜드화로 세계 도보여행객들의 방문으로 이어지는 세계화로 나아가길 바란다.

‘초창기에 점을 선으로 연결해 제주올레의 길을 내었다면 앞으로의 100년, 선을 면으로 채워나가는 제주올레의 여정은 계속됩니다.’-㈔제주올레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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