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쉬운거 아냐?
다이어트 쉬운거 아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6.13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연우 성형외과 전문의

다이어트는 <=먹는 양-에너지 사용량(기초대사량+운동량)>이라는 간단한 공식으로 표현된다. 운동량을 늘리거나 먹는 양을 줄이면 늘리면 저절로 살이 빠지게 된다. 그런데 왜 내 살은 이렇게 안 빠질까? 실상 먹는 양을 줄이는 것도 운동량을 늘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이 먹고 조금 움직이는 것은 동물의 본능이다. 방금 사냥해 배부른 사자는 굳이 먹잇감을 쌓아 놓기 위해 사냥을 하지 않고 늘어지게 잔다. 인간만이 하고 있는 운동이라는 활동은 열심히 섭취한 에너지를 체중감량에 쏟아붓는 비효율적이고 본능에 반하는 행위이다.

50㎏인 사람이 한 시간가량 달리면 소모되는 열량이 400㎉ 정도인데 치킨 한 마리는 대략 2500㎉ 정도의 열량을 가진다. 치킨 한 마리를 먹으면 여섯 시간을 달려야 겨우 본전을 찾는다. 얘기만 들어도 노력에 비해 얻게 되는 이득이 정말 비효율적이라 소파에서 꿈쩍도 하기 싫어진다.

그렇다면 먹는 양을 줄이면 되지 않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배고프지 않게 생활하게 된 건 200년 안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물론 아직도 세계에는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인류는 늘 먹을 것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고 어쩌다가 사냥에 성공하면 그 에너지로 일주일씩 활동하는 형태의 생활을 해왔다. 결국 에너지 효율이 좋은, 적게 먹어도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육체들이 선택받아 살아남았다. 그러던 인류에게 갑자기 찾아온 에너지 과잉의 시대는 비만이라는 새로운 질환을 가져오게 된다. 너무 효율이 좋은 우리의 인체는 남는 에너지를 버리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차곡차곡 저장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진화된 인류의 비극이다.

식이요법의 어려움은 금연, 금주와 더불어 극악의 난이도로 알려져 있다. 담배나 술은 독하게 마음먹고 끊으려면 회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음식은? 회피할 수 없다. 생존하기 위해서 먹어야 한다. 매순간이 유혹이고 대부분의 음식의 유혹을 이겨내도 결국 한두 번은 지게 되어 있는 게 사람이다. 자책하다가 포기하고 식단을 종료하게 된다. 요요가 찾아온다.

성형외과에서 시행하는 시술, 수술과 같은 것은 다이어트의 보조적인 수단이라고 환자들에게 설명하곤 한다. 전신 수술을 해서도 전체 체중의 10% 이상 줄여주는 것도 힘들다. 식욕억제제 또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만 의외로 많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단기간 요법으로 사용을 제한한다. 단지 처음 다이어트를 마음을 먹었을 때 단기간 빠른 감량과 몸의 변화를 보여주게 되면 동기부여가 되고 앞으로 체중감량을 할 의지를 가질 수 있다. “이제 변화를 보셨으니 유지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셔야 한다는 이야기를 늘 하고 있다.

다이어트는 장기적인 싸움이다. 끊임없는 동기부여와 작은 성취를 이루면서 느끼는 만족감으로 장기적인 싸움을 생각해야 한다. 전투에서는 져도 전쟁에서 이기는 전략, 3일마다 작심삼일 한다는 마음으로 이번 여름에는 체중 감량에 성공해 건강한 몸을 가져보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