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감성
B급 감성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06.08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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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감성’이 대세다.

아무리 무겁고 진지한 주제라도 B급 감성이 스미면 가볍고 쉽다.

안 그래도 하루 종일 끼고 다니는 마스크 때문에 숨 쉬기도 불편하고, 밥 한 끼조차 마음 편히 즐기지 못하는 요즘에는 B급 감성에 더욱 눈이 간다.

최근 제주에서 눈길을 끌고 있는 B급 감성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뤄졌다. 바로 제주시와 추자면사무소다.

시작은 추자면이었다.

추자면은 마을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카드로 B급 감성을 꺼내들었다. 

추자면 직원들은 코로나19로 마을 경제가 휘청거리자 아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는 각오로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콘셉트로 섬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다. 제목은 ‘추자도랩’.

영상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모두 추자면 소속 직원들이다. 뭔가 어설프지만 웃으며 보다 보면 어느새 추자도에 가고 싶어지게 하는 추자도랩은 ‘관’에서 만든 딱딱하고 평범한 홍보자료보다 훨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시도 B급 감성을 시정 홍보에 적용했다.

제주시 유튜브 채널에 아예 ‘요즘 공무원이 정책을 알리는 방법’이라는 카테고리를 신설해 벌써 5편을 게재했다.

생활환경과, 체육진흥과, 해양수산과, 우도면사무소, 외도동사무소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스카이캐슬’,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패러디하면서 각종 생활 정보들을 쉽고 유쾌하게 알리고 있다.

지자체의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행정은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과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공무원들의 고민과 노력 끝에 추자도랩과 요즘 공무원이 정책을 알리는 방법이 제작됐다.

감성은 ‘B급’ 이지만 실제 효과는 ‘S급’이길 기대한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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