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로맨스
사랑의 로맨스
  • 장혜연 기자
  • 승인 2021.06.0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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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용 수필가

“20여 년 전 돌아가신 남편이 꿈에 와서 포옹을 해주고 가면 오르가즘을 느끼고, 다음날 잠에서 깨고 나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져요. 꿈에서나마 남편이 와주기를 고대하며 매일 일찍 잠을 청한다오.” 80대 어느 어르신이 들려준 영혼(靈魂)과의 로맨스 적인 이야기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 한 것일까? 그 어르신의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시사하는 바 크다. 꿈이든 현실이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기다린다는 것은 곧, 설렘이다. 설렘은 가슴에 울림을 주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 그래서 베타엔돌핀을 분비시켜주므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 나 자신도 가끔씩 꿈이 현실이었으면 할 때가 있다. 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쉬운 마음으로 또 잠을 청해 보기도 한다. 의학자들도 말을 한다. 자기가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다고. 그래서 의학자들은 꿈을 통제하는 방법을 개발해 정신적 트라우마나 악몽 환자 치료법으로 쓰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또한 나쁘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찍 떠난 남편이 야속하지만 꿈엔들 어떠하랴, 매일 꿈에라도 나타나 안아주기를 애틋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어르신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부부애가 좋았나 보다. 비록 오래전부터 혼자의 몸이지만 오직 한 사람을 그리워하며 산다는 것, 참으로 존경스럽다. 애정이 담긴 사랑은 가장 따뜻한, 가장 바람직한 인간관계다. 따라서 그리움, 소망, 열정, 욕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 생길 때 진정한 사랑은 승화된다. 특히 부부 사이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이 애증(愛憎)의 이원적 대립을 넘어서야 한다.

인간에게 부여된 남녀 간의 애정, 어르신의 사랑에 대한 메시지는 사랑의 가장 큰 주제 가운데 하나인, 이른바 곧 천생연분의 로맨스 의미를 잘 전달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과 같은 의미를 가진 낱말은 적지 않다. 그것은 사랑이 그만큼 다양하고 복합적이라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아끼고 귀히 여기고 중히 여기고 하는 일을 사랑의 구체적인 마음을 전하는 징표라고 배워왔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흔히 쓰이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의 사랑이다.

그런가 하면 공경하고, 섬기고 하는 것이 사랑의 심성인 만큼 거기에는 도덕심과 윤리의식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했다.

정답다 또는 정겹다가 시사하고 있듯이, 가슴의 따뜻함과 피의 온기 등이 인간 사이에서 교류하는 경우라면 인간과 사물의 관계는 모두 정()이라는 말로 통칭 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랑은 사회적·문화적 상황 또한 두드러지게 달라지고 있음에 아쉽다. 교감이 없는, 그저 쉽게 만나고 헤어지고 인간적 사랑을 찾아보기 힘들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영성(靈性)을 갖춘 사람과 즐거운 마음으로 항상 공유하며 산다면 곧 행복이다. 사무치고, 절절하고, 애절하게 기다려지는 설렘이 동반된 에로스적인 사랑, 우리가 바라는 사랑이 아닐까.

장혜연 기자  jhyx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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