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제주대 원룸촌 ‘한 달만 살기’ 등장
코로나 여파 제주대 원룸촌 ‘한 달만 살기’ 등장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1.05.31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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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촌 빈 방 늘어 1년 단위 아닌 '1개월' 단기계약 허용
학생 발길 줄어 식당 등 인근 상권도 매출 급감 하소연
5월 한 달 동안 제주대 내 코로나19 확진자 25명
31일 제주대학교 후문 인근 원룸촌을 확인한 결과 학생 등 세입자가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김동건 기자.
31일 제주대학교 후문 인근 원룸촌을 확인한 결과 학생 등 세입자가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김동건 기자.

최근 코로나19 확진 학생이 급증했던 제주대학교의 주변 원룸촌과 상권이 시름에 잠겼다.

31일 제주대학교 후문 인근 원룸촌. 강의를 듣기 위해 학교로 향하는 학생 몇 명만 거리를 걷고 있을 뿐 원룸촌은 고요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만 11명의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교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제주대는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2주간 전면 비대면(온라인) 강의를 실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강 초 원룸촌에 가득 찼던 학생들이 학사일정 조정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썰물처럼 빠지면서 원룸촌 공실률은 크게 늘어났다.

실제 A원룸의 공실률은 67%(전체 방 12개 중 빈 방 8개), B원룸 50%(16개 중 8개) 등 대부분 원룸에서 빈 방이 절반 이상이었다.

특히 일부 원룸에서는 공실률을 줄이기 위해 일반적인 1년이나 2년, 6개월 계약이 아닌 2~3개월이나 1개월 등 ‘단기 계약’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원룸을 운영하는 최모씨(56·여)는 “지난 3월만 해도 빈 방이 2~3개였는데 현재 8개로 늘었다”며 “최근 코로나19 확진 학생 급증 등 코로나 여파로 학생들이 방을 빼거나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한 달만 계약하는 것도 허용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제주대학교 정문 주변 상권을 확인한 결과 학생 등 손님이 없어 썰렁했다. 김동건 기자.
31일 제주대학교 정문 주변 상권을 확인한 결과 학생 등 손님이 없어 썰렁했다. 김동건 기자.

코로나19 여파는 제주대 정문 주변 카페와 식당 등 상권으로도 이어졌다.

점심시간만 되면 학생 등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제주대 정문 앞은 학기 초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면서 썰렁했다.

강의를 듣고 교문 밖으로 나온 학생들 중 상당수는 카페와 식당이 아닌 버스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제주대 정문 앞에서 만난 학생 윤진수씨(23)는 “최근 교내 확진 사례가 급증하면서 주변 상권 등을 이용하는 것을 자제하는 중”이라며 “강의를 다 듣고 나면 서둘러 집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게마다 손님보다 빈 자리가 많게 되자 상인들은 매출 급감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C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41·여)는 “학기 초만 해도 매장 안이 학생들로 붐볐지만 이달 들어 학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실제 5월 매출이 평소에 비해 70% 이상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28일까지 이달 중 제주대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5명이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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