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너무 자만했어, 반전드라마 짜릿했어
새누리 너무 자만했어, 반전드라마 짜릿했어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6.04.1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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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총선 결과 놓고 이야기꽃...공약 실천 주문, 밥그릇싸움.특권의식 경계 목소리도
그래픽=이현충 기자 lhc@jejuilbo.net

“새누리당이 너무 자만했지”, “제주시 을 선거구는 정말 드라마틱했잖아”….

제주특별자치도민들은 14일 전날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결과를 화제에 올렸다.

이날 직장인을 중심으로 도민들은 식사나 휴식시간 등을 이용해 삼삼오오 모여 총선 결과에 대한 총평부터 원인 분석, 향후 기대감 등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대체로 도민들은 제주에서 지난 12년간 지속돼온 더불어민주당의 싹쓸이 행진이 연장된 점에 대해 새누리당이 모처럼 설욕할 기회를 잡았지만 자만으로 놓쳤다고 풀이했다. 여기에는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과 박근혜 정권의 불통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이모씨(46)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될 때만 해도 야당 독주가 끝나고 새누리와 균형을 이룰 것 같았다”며 “정부와 여당에 대한 도민 실망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직장인 강모씨(54)는 “그렇다고 당선자들이 마냥 좋아할 일만도 아닌 듯싶다. 도민들에게서 절대적인 신뢰를 얻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새누리 후보들이 기성정치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 점이 가장 큰 패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주시 을 선거구에서 오영훈 당선자(더민주)가 그동안 여론조사는 물론 출구조사에서도 새누리 후보에게 뒤졌지만 역전을 거듭한 끝에 승리한 과정은 입담의 하이라이트였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강모씨(42)는 “개표방송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진진했다”며 “더군다나 당선자는 당내 경선에서 3선 현역을 상대로 이변을 연출한 뒤 본선에서 새누리 후보에게 줄곧 뒤지다 막판에 뒤집었다. 말 그대로 반전 드라마였고 감동 자체였다”고 전했다.

고모씨(41·여)는 “오 당선자가 드라마틱한 승부를 거쳐 여의도에 입성하는 만큼 앞으로 다른 어느 국회의원보다도 더 큰 일을 해내길 바란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기대했다.

당선자들은 선거기간에 약속한 공약 완수에 매진해야 하고, 정치에 신물 난 도민들에게 참신한 의정활동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특권의식에 대한 경계도 잊지 않았다.

대학생 성모씨(23·여)는 “당선자들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제주와 나라의 발전을 고민하고 도민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밥그릇 싸움은 멀리하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모씨(67)는 “정치인들이 선거운동 때는 도민 앞에 굽실대다가도 금배지를 달면 표변하는 모습을 적지 않게 봐왔다”며 “제발 특권을 버리고 도민에게 봉사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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