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불출마’ 원희룡 지사에게 남은 과제
‘3선 불출마’ 원희룡 지사에게 남은 과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4.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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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그의 행보에서 보듯 이번 결정은 사실상 대권을 향한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가장 강력한 후보로 여겨졌던 원 지사가 스스로 빠지면서 내년 도지사 선거구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예상외의 조기 불출마 선언으로 장기간 도정 공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원 지사는 그제(21일)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 과정에서 “제가 두 번 도정을 운영했으면 내년 도지사선거 이후는 새로운 리더십에 넘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오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내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깜짝 선언을 했다. 원 지사는 “재선 도지사로서 제주도를 세계 속의 보물섬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제주의 더 큰 도약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책임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며 “정치 일정과 관련해서 노력을 쏟아야 할 부분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 경선과는 별개의 판단”이라는 언급이 있었지만 원 지사가 사실상 대권 도전을 위한 배수진을 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원 지사는 대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정체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당내 경선에 나서되 3선 도전 가능성도 염두에 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방정가에서 우세했던 것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보궐선거 승리라는 새로운 상황에서 ‘대권 도전 올인’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통해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여겨진다.

“가시밭길도 두렵지 않다”는 원 지사의 다음 도전이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전국 1%에 불과한 제주에서 주목받는 대선주자를 배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단체장의 불출마 선언은 곧 레임덕의 시작을 의미한다. 지방선거를 1년 이상 남겨둔 상황이어서 장기간 도정 공백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당연하다. 벌써 원 지사의 사퇴시기를 놓고 설왕설래 하면서 자칫 공직사회가 흔들릴 수 있다. 제주 경제는 지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다. 송악선언의 후속조치는 물론 포스트 코로나 대비와 그린 뉴딜 추진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원 지사는 이날 “도민들과 약속한 일들에 대해선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도지사로서의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을 방법에 대해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그 다짐대로 남은 시간 도민과의 약속을 지켜내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새로운 길에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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