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신자 시인.그림 고재만 화백 - (9)섬백리향 카톡카톡
■표준어
이 봄날 핑계 삼아 꽃몸살 앓으시나
내 안에 난리났네 꽃이 핀다 카톡카톡
늦은 밤 흐드러지게 설레는 내 휴대폰
마음이 가는 길에 까닭이 있을까요
내 심장 꽃 벙글며 무선 길 내닫는다
오늘은 분홍 섬백리향 핍니다 카톡카톡
■시작메모
이번 생은 흔들리며 갈 뿐이라 슬프고 좋지 않으냐고 나를 다독거렸다. 하루도 빠짐없이 긴 문장을 보내오는 따뜻한 손. 문장은 이어지고 이어지다 자신을 모르게 되고 시를 쓰는 순간에는 시간을 거스를 수 있을 것 같고 여러 겹의 영원을 지어 얻은 것 같아서 그렇게 섬백리향은 백리를 갔다. 내 심장 쿵쿵대며 밤마다 무선 길 내닫으며 백리를 갔다.
■제주어 풀이
(1)알르다=앓다
(2)꼿=꽃
(3)ㅁ+아래아음=마음
(4)내ㄷ+아래아+ㄷ다=내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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