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수뇌부 첫 희생자 추념식 참석…4·3영령에 참회
군경 수뇌부 첫 희생자 추념식 참석…4·3영령에 참회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1.04.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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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73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사상 최초로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국방부 차관과 경찰청장이 2019년 광화문 시민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유감을 표명한 일은 있었으나, 군경 최고 책임자가 정부에서 주관하는 공식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두 사람의 참석은 공권력 집행기관의 책임자로서 4·3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을 향한 의지로 평가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은 3일 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 4·3영령의 넋을 기렸다. 여야 4당 대표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추념식에 참석했다.

4·3은 군과 경찰이 투입된 국가폭력으로 무고한 양민이 학살된 사건으로, 군과 경찰은 그간 '가해자'로 규정돼 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 추도사에서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함께 이 자리에 왔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공식 추념식 참석은 사상 처음이"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첫 걸음인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과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죄의 마음을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서 포용과 화합의 마음으로 받아주시기 바란다"며 "국가가 국가폭력의 역사를 더욱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마음이다.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래드릴 수 있길 바라며, 국민과 함께 4·3 영령들의 안식을 기원한다.

한편 2018년 제주도에서 열린 70주년 추념식에는 당시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해외 일정으로 불발된 바 있다. 2005년에는 허준영 전 청장이 4·3 평화공원에서 헌화하기도 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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