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 재추진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들끓을 때 제주도립미술관이 나서 짧은 기간 1000명에 가까운 도민, 문화예술계,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결과를 공개한 건 주목할 일이다.
제주아트플랫폼 등 각종 논란 속 추진 여부 찬반이 뜨거운 문화계 타 사례들에선 좀처럼 없던 일이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축제의 현주소가 드러났다. 도민의 약 51%는 제주비엔날레 존재를 모르고 있었고, 도민의 94.2%는 제1회 제주비엔날레를 관람하지 않았다.
15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미술제 치고는 흥행도가 사실상 미미했던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민과 문화예술 관계자의 축제 진행 찬반이 담긴 수치가 나왔고, 도민은 축제 재추진과 제주형 타 미술제 전환에 대해 엇비슷하게 반응했다.
미술관은 이를 토대로 제주비엔날레 자문위원회 등과 축제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비슷한 문화계 공론화 사례가 하나 더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2019년 진행한 제주도립예술단 활성화 및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였다.
이 연구로 2008년 제주도립예술단으로 통합됐지만 5개 단체 3개 운영 주체로 사실상 변화 체감도가 적었던 데 대해 이를 개선키 위한 외부 용역을 실시해 공론화 했다.
이를 통해 당시 이로 인해 일부 예술단의 인건비 중심 예산 구조, 열악한 공간여건 등 그간의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지난해는 도립예술단 첫 단일 합동공연을 갖는 등 행정당국에서 점차 개선책을 찾고 있다.
이처럼 도민과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공론화 작업은 중요하다.
시도도 안한 것과는 큰 차이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